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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석연찮은 보건연 결정과 송명근 수술법
[ 2010년 03월 15일 21시 30분 ]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가 개발한 ‘카바(CARVAR, 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 수술’의 안전성 논란이 잠시 소강 국면을 띠는 상황이다. 한 차례 거센 폭풍우가 훓고 지나간 분위기다.

이번 논란은 최종 결론도 나지 않은 상태에서 조사를 하고 있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사장 허대석/이하 보건연)의 ‘수술 중지’ 중간보고가 언론에 유출되면서 초래됐다. 의결 과정에 대한 의혹은 물론 위원들이 비밀유지 서약까지 한 내용이 마치 최종 보고서인양 알려지면서 의료계 안팎으로 큰 반향이 야기됐다.

누가, 어떻게 언론에 노출시켰는지는 여전히 ‘미궁’으로 남은 채 실무위원회에서 의결한 ‘수술중지’ 소식이 알려지자 즉각 송명근 교수의 반박이 나왔다. 이후 보건연의 재반박 성명 등 양측의 날선 공방이 한동안 이어졌다.

사실 새로운 의료기술에 대한 논란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의료기술 개발자와 검증 단체 간 공방은 지극히 당연한 과정이다. 의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토론과 비판이 선결돼야 한다는 점에 이견을 달 사람은 없다.

하지만 보건연의 이번 '수술중지' 결정은 복지부가 사실상 반려키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성급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더욱이 조사 과정에 대한 여러 의혹이 제기되면서 보건연의 신뢰도에 금이 갔음을 부인할 수 없다.

복지부는 보건연 중간보고서와 관련해 “이번 사안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상정돼 결정해야 하는데, 이 자료만 가지고 건정심에 올리기는 힘든 측면이 있다”며 취약성을 지적했다. 일부 자료를 근거로 ‘수술중지’라는 결론을 도출했지만 그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보건연으로서는 신뢰성에 큰 상처를 입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카바수술의 경우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과정이고, 수술 실익보다 피해가 크다고 한다면 중지를 하는 것이 맞겠지만 확실히 결론이 나온 상황도 아니고, 효과를 본 환자도 분명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수술 중지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일련의 양측 간 공방으로 많은 내용이 발표된 만큼 차라리 '수술중지' 결의 때 이뤄진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송명근 교수 측도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므로 보건연이 의구심 해소 차원서 회의록 등 그 과정을 공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한다.

특히 대한흉부외과학회장 추천의 조사위원 교체 의혹은 명쾌하게 설명돼야 한다. 당사자인 흉부외과학회장이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는 데도 이전 사안과 비교했을 때 보건연이 해명 한번 하지 않는 상황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보건연이 최종 결과가 아니고 또한 일부 자료를 토대로 수술중지를 요구한 것은 개발자에겐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다. 그렇지만 현재로선 자신들의 진행 과정과 관련, 실수 등을 포함 취약점을 인정하는 태도를 찾아볼 수 없다.

보건연 관계자는 “중대한 이상반응이 나와서 지체 없이 복지부에 보고한 것이다”며 “최종 결정은 복지부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처음부터 3년 기간을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사안으로서 향후 전향적 연구도 진행해 카바수술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더욱 면밀히 조사할 방침”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결국 ‘수술중지’에 대한 보고는 자신들(보건연) 몫으로 상위 기관(복지부)에 했을 지언정 최종 결정은 ‘내가 알바 아니’라는 식의 태도로 비쳐진다. ‘근거와 가치’를 모토로 설립된 보건연이 '근거중심주의'에 역행(?)한 그야말로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논란의 확산이 된 섣부른 공개와 '수술중지' 결정에 이른 과정 상 의혹, 조사위원 교체 문제 제기 등 보건연이 향후 이 사안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주목된다.
노은지기자 nej3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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