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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몸병 방치하면 '당뇨병·고혈압' 악화
[ 2010년 03월 17일 21시 35분 ]
오는 24일 잇몸의 날을 맞아 대한치주과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40세 이상 성인 4분의 3이 잇몸병을 앓고 있다. 최근엔 잇몸병이 있으면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악화된다는 연구결과도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이제 당뇨병, 고혈압 등 생활습관병 환자는 혈당이나 혈압뿐 아니라 '치아 합병증'도 잘 관리해야 한다.

◆잇몸병 있으면 당뇨병, 동맥경화 악화돼

대한치주과학회는 삼성서울병원에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당뇨병과 치주질환이 동시에 있는 사람 60명을 대상으로 3~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치과진료를 받은 환자(15명)와 치과진료를 전혀 받지 않은 환자(45명) 두 그룹으로 나눠 혈당의 변화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치과진료를 잘 받은 그룹은 4년2개월 동안 당화혈색소 변동 폭이 0.3%(6.7~7.0%)였지만, 치과진료를 받지 않은 그룹은 같은 기간 당화혈색소 변동 폭이 2.3%(6.7~9.0%)였다. 당화혈색소는 2~3개월간 혈당관리 정도를 보여주는 수치로, 당뇨병 환자는 6.5~7.0%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잇몸병이 당뇨병을 악화시키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당뇨병은 일종의 만성염증질환인데, 당뇨병 환자는 잇몸에 생긴 염증물질과 각종 세균을 걸러내는 능력이 떨어져 잇몸병 때문에 생긴 세균이나 염증물질이 전신을 타고 돌면서 당뇨병을 더 악화시킨다. 둘째, 당뇨병 환자는 혈당이 올라가지 않도록 섬유질 식품 섭취를 늘려야 하는데, 심한 잇몸병이 있으면 씹는 기능이 떨어져 질긴 섬유질 식품 섭취를 피하므로 당뇨병이 더 악화된다.

잇몸병은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도 높인다. 조규성 연세대치과대학병원 교수는 "입안에 세균이 들어오면 방어작용으로 백혈구가 많이 생기는데, 백혈구는 혈관을 좁게 만들고 혈관벽을 약하게 해 뇌나 심장혈관에 혈전(피떡)이 잘 생긴다"고 말했다. 혈전이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을 막으면 심근경색이 생기고,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발생한다.

유형근 원광대병원 치주과 교수는 "잇몸병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심장병 발병 가능성이 25% 높고, 25~49세 청장년층 남성에서는 70%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당뇨병·고혈압 환자는 3~6개월마다 치과검진 받아야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으면 나이나 치석의 정도와 관계없이 잇몸병 발병 위험이 2~3배 커지므로 다른 사람보다 자주 치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대한치주과학회는 당뇨병, 고혈압 등 생활습관병이 있는 환자의 치과검진 간격을 일반인(1년)보다 훨씬 짧은 3~6개월로 정했다.

양승민 삼성서울병원 치주과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소변으로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므로 구강건조증이 잘 생기는데 입안이 건조하면 작은 자극으로도 잇몸에 상처가 생긴다. 또 당뇨병이 있으면 침 안에 세균의 먹이가 되는 당이 많아 세균 번식이 쉬우므로 중증 치주염으로 쉽게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2008년 미국당뇨병학회는 치주질환을 뇌, 심장, 신장, 눈, 족부에 이어 6번째 '당뇨병 합병증'에 포함시켰다. 한편,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혈압약 부작용 때문에 잇몸이 부어 오르거나 구강건조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 치주질환이 더 잘 생긴다.

당뇨병, 고혈압 환자의 잇몸병 예방 수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올바른 칫솔질을 익히고, 치실과 치간칫솔을 꼭 사용한다. 당뇨병 환자는 잇몸이 약하므로 부드러운 칫솔모를 고르고, 3개월마다 교체한다. 치아 표면은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도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치아와 치아 사이, 치아와 잇몸 사이는 의식적으로 칫솔질을 하지 않으면 잘 닦이지 않기 때문에 칫솔질을 할 때에는 이가 아닌 치아 사이와 치아와 잇몸 사이를 닦아야 한다. 칫솔질이 끝나면 치아 사이 간격이 좁은 사람은 치실을, 넓은 사람은 치간칫솔을 사용한다. 당뇨병 환자는 입이 건조해 충치와 입냄새가 잘 생기므로 틈날 때마다 물로 입안을 헹군다.

둘째, 정기적으로 스케일링 등 치과진료를 받는다. 가벼운 잇몸병은 대게 스케일링만으로도 치료되지만, 잇몸병이 심할 때에는 칼 등으로 잇몸을 절개해 깊숙한 곳에 박힌 치태를 제거하는 치주소파술, 치근활택술, 잇몸수술 등을 받아야 한다. 치과치료나 스케일링을 받을 때 인사돌 등 잇몸약을 복용하면 염증조직이 빨리 없어지고 새로운 잇몸세포가 빨리 자라 치료효과가 더 좋다.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hy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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