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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의사들 보면 안쓰럽고 미안해"
[ 2010년 03월 23일 03시 10분 ]
“대부분의 의사들은 성실하고 희생적으로 묵묵히 진료 현장을 지키고 있다. 타 직업 어느 집단보다도 도덕적인 기준에서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리베이트 단속 강화 등으로 의료계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낮은 진료수가로 의사들이 진료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절절이 호소한 글이 공개돼 관심을 모은다.
충청북도의사회 대의원회 윤창규 의장
[사진]
은 최근 충북의사회지 18호에 ‘한국의 의사들’이란 제목의 칼럼을 기고해 참담한 의료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의과대학을 선택한 이들이 개인적으로 도덕 수준이 떨어지고 파렴치한 평균 이하의 품성을 지닌 이들도 아니고, 졸업 후 의사로 살면서 갑자기 허위부당 청구나 일삼는 범죄적 캐릭터로 변하는 것도 아니”라며 “단지 너무나 급변했던 경제발전과 정부의 대국민 보건복지정책의 희생양이었을 뿐”이라고 토로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턱 없이 낮은 현행 진료수가로는 과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의사 한명이 하루 50~70명을 진료해야 초기 투자의 이자부담과 직원들의 보수, 집세를 지불하고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의장은 “어느 의사는 정부의 강제적 의약분업시행 당시 이 나라에서 더 이상 의사로서 자존심과 희망을 가질 수 없다고 이민을 가버렸다”면서 “그 때 든 생각은 ‘그래도 당신은 이민 갈 능력이나 있지 않느냐’는 거였다”고 말했다.
또 어느 의사는 환자로부터 본인 부담 2900원을 받을 당시 3000원을 내면서 100원은 팁이라는 환자의 농담반 진담반 얘기를 듣고, 자존심이 상해서 그 길로 병원을 그만두고 성형수술을 배워 비보험 성형외과를 표방하는 것으로 선회한 일화도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사들은 묵묵히 환자를 진료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윤창규 의장은 “북풍한설에 견디는 소나무처럼 의사들은 그저 진료현장을 지킬 수밖에 없다”면서 “젊은 의사들이 생존을 위해 밤 10시, 12시까지 진료하며 경제적 여유를 누리고자 하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고 미안하기도 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소수 부도덕한 의사들이 있지만 그들은 법에 의거해 처벌하면 된다. 마치 대부분의 의사들이 약 처방 대가로 리베이트나 챙기고 허위 또는 부당 의료보험청구로 부를 축적하는 것처럼 폭로하는 것은 그야말로 교각살우의 어리석은 예가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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