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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형에 과징금까지 그리고 '쌍벌제'
[ 2010년 03월 25일 03시 44분 ]
리베이트를 받은 의·약사 등을 처벌하는 내용의 쌍벌제 법안이 붓물을 이루면서 입법화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는 5개의 쌍벌제 법안이 계류 중이며, 내달경 1개가 추가로 발의될 전망이다. 제도 도입에 미온적이던 보건복지부가 태도를 바꾸면서 논의에 불을 지폈다. 의료계의 강한 반대에도 일단 공론화장은 마련된 셈이다.

주목할 점은 외형적으로는 쌍벌제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지만, 한편으론 제도 도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많아졌다는 것이다.

특정 이슈에 대해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5~6개가 잇달아 발의됐다면 논의를 미루기 어렵다는 것이 복지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쌍벌제 법안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복지위 여당 한 관계자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관련 법안이 발의된 상황에서 논의를 미루기 어렵지 않겠냐"라며 "복지부가 쌍벌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고, 예상보다 많은 법안이 발의돼 조금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야당 의원실에선 실제 입법화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강력한 내용의 형사처벌과 막대한 과징금 부과는 법 개정을 오히려 발목 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계류 중인 법안들의 벌칙조항을 보면, 형사처벌의 경우 많게는 5년 이하의 징역형을 명시했다. 벌칙금도 많게는 3000만원에서 적게는 1000만원 사이다. 제공받은 리베이트에 과징금 50배를 물도록 한 법안도 있다. 1년 이내의 면허정지는 대다수 법안에 명시됐다.

표면적으론 리베이트를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법안에 담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입법과정에선 논의를 지연시키고 직능단체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킬 공산이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면허정지 등의 처벌만으로도 리베이트 근절 효과가 충분한데, 징역형과 과징금을 부과하면 갈등만 커진다는 견해다. 일부 복지위 야당 의원실은 쌍벌제 도입을 강조한 복지부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모습도 보였다.

야당 의원실 한 관계자는 "쌍벌제 법안이 늘어나면 공론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내면을 보면 논의가 지연되고 직능단체의 반발만 커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특히 제도 도입에 의욕이 없던 복지부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복지부 과장들이 참석한 실무협의회에서 쌍벌제 도입을 홍보한 것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고 지적했었다"며 "의료계 직능단체 입장에선 징역형과 과징금을 명시한 법안에 강하게 반대할 것이다. 잇따라 발의된 법안이 오히려 법안 논의를 지연시킬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직능단체의 사활을 건 반대를 묵살시키고 법안을 관철하는 것도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타 상임위원회 의원실에서 쌍벌제 법안에 대해 복지위 의원실의 협조를 요청했지만, 여의치 않았다고 한다.

전문가들도 과도한 처벌을 명시한 법안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

인제대학교 이기효 보건대학원장은 "과도한 처벌은 자칫 의료인에게 피해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다른 직능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법을 만드는 것이 실질적인 정책 효과를 이끌어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동서대학교 보건행정학과 신은규 교수는 "의료인 입장에선 위기감으로 작용하고 수용하기 어려운 법안들"이라며 "다만 의료인도 전문가로서 자정노력을 펼쳐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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