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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 분만수가 차등지급 기준 완화될듯
[ 2010년 03월 28일 21시 52분 ]
정부가 제왕절개 분만율을 낮추기 위해 실시한 분만수가 가감지급 시범사업이 상급종합병원에서 확대 시행키로 하면서 세부사항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는 종합병원까지 대상기관을 넓혔는데, 그 선정 기준을 한해(年) 분만 건수 30건 이상인 병원으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분만하는 대부분의 병원이 이에 해당되며, 한해 30건 정도의 분만을 하는 병원의 제왕절개 분만율은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 제왕절개 분만율은 의료기관별로 차이가 심한데, 평균 40%가량으로 OECD 국가보다 약 2배정도 높다.
정부는 이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열악한 산부인과 여건에서 분만건수가 낮은 병원까지 확대 시행하는 것은 오히려 분만수가가 감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A 산부인과 교수는 “이 기준은 한 달에 거의 2건~3건정도 분만하는 병원도 대상기관으로 돼 있는데 그런 병원은 전공의 수, 시설 등이 열악해 제왕절개 분만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분만건수가 연간 30건인 종합병원은 인력, 시설 등 산부인과 진료 조건이 여러 면에서 열악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분만실을 운영할수록 적자를 면하기 어려워 분만을 하지 않는 병원도 급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미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는 '제왕절개분만평가 본 사업 추진 및 종합병원급 확대실시'가 공표된 이후 “국내 의료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제왕절개분만 적응증과 자연분만시 제도적 보상에 관한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B교수는 “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산부인과 의사라면 누구나 동의하는 제왕절개분만 적응증이 무엇인지 살펴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연분만을 무리하게 시도해 잘못 될 경우 제도적 정비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왕절개율만 낮추라고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C교수는 “제왕절개율을 낮추자는 정부의 방향은 옳다”면서도 “현 정책에서 제왕절개 적응증이 되는 경우가 완화 프로그램에 속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진료현장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키 148cm의 산모가 3kg인 아기를 낳기 힘들어 아이가 내려오지 않을 것이 뻔한데 제왕절개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고서라도 지금같은 산부인과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역시 분만수가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에는 이견이 없다.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C교수는 "연간 분만을 1000건정도 하고 위험부담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원가분석을 한다고 해도 마이너스"라며 "연간 30건이면 거의 분만을 하지 말자는 분위기다. 원가 보존을 위해서는 분만 수가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아산병원의 두 교수는 "산부인과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분만 수가를 높여야 한다"며 "대형병원만 살고 중소병원은 죽는 악순환 고리를 끊기위해서는 전반적으로 분만 수가가 인상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는 이 같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연간 30건 이상인 병원을 대상으로 정한 당초 세부 계획을 일부 수정할 것으로 보여 그 추이가 관심이다.
저출산율, 고위험 산모의 증가, 전공의 부족 현상 등 산부인과에서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대로 정부가 전문가 의견을 수렴,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기존에 연간 30건 이상인 종합병원을 가감지급 대상기관으로 정했지만 ‘연간 30건은 너무 적다’는 산부인과 전문가 의견을 듣고 재검토하고 있다”며 “어려운 산부인과 여건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회, 정부 관계자 등 전문가 회의를 통해 대상기관 등 세부사항에 대해 4월 중순경 논의하고 방안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노은지기자 nej3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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