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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학 예찬하는 의대 기초학 교수
[ 2010년 03월 28일 21시 42분 ]
이 의대 교수, 범상치 않다.

딴지일보 기자를 시작으로 한겨레신문과 최근 연재중인 경향신문 칼럼까지 의료계 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적 이슈에 대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가하면 5권의 저서와 블로그 운영을 통해 ‘대중적 글쓰기’와 ‘소통’을 실천 중이다.

단국의대에서 기생충학을 강의, 임상의가 아닌 기초의학 박사의 눈으로 바라본 현 의료계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23일 천안에서 막 서울에 도착한 단국의대 서민 교수[사진]를 직접 만나 그 궁금증을 해소해봤다.

기초의학, 그 중에서도 국내에 50여 명 등 조교 포함 약 100여 명 밖에 전공자가 없는 기생충학을 연구하는 그가 기초의학 예찬론을 펼쳐냈다.

“과거에 비하면 기초의학이 활성화가 됐어요. 연구 환경이 좋아진 것이죠.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기초의학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 같아요. 한 대학에서는 기초의학에 남겠다고 하면 교수 보장과 더불어 장학금을 준다고 해도 안한다고 그래요. 눈앞의 환자를 살리는 것도 좋지만 치료법을 개발해 더 많은 환자들을 살릴 수 있는 기회 역시 장점인 거죠.”

연구적인 머리와 관심이 있다면 통상적인 선택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길로의 방향 설정을 주문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기생충학의 경우 전공과가 없는 곳이 무려 11개 대학입니다. 대학별로 1명 이상은 있어야 맞는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학술서를 제외한 관련 책 역시 국내에 3권뿐입니다. 그마저 2권은 제 책이죠. 최근에 왜 기생충 관련 책은 없냐며 토로하는 글을 본적도 있어요.”

기초의학은 연구와 논문이 핵심이지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내는 것도 기초의학도들이 해야 할 몫이라는 설명이다.

그가 3년 정도 의사국시 실기시험 연구를 집중적으로 진행한 이유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제대로 된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만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의 관계, 소통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졸업 후 병원에서 환자를 보면 막연히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부분이 모릅니다. 의사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을 수 있는 것이 환자입니다. 실기시험을 통해 연습하고 숙지할 수 있어 좋은 의사 양성에 일정 기여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최근 일부 학생들이 소송을 통해 실기시험 표준화 환자의 적법성 논란을 제기하는 등 첫 실기시험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태다.

그는 교수와 표준화 환자에 대한 사전테스트를 해 본 결과 표준화 환자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고 일관성 있는 것으로 조사돼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표준화 환자는 미리 교육 받고 지식을 완전히 숙지한 사람들입니다. 질문 여부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는 수준이죠. 평가 받는 학생들 역시 알고 있을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표준화 환자만으로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어요. 오히려 표준화 환자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수당 등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민 교수는 2006년까지 4년 이상 하루에 4~5편씩 대중적 글쓰기를 훈련해 오면서 자연스레 관심사가 넓어지고 발언 기회 역시 많아졌다.

의사집단을 둘러싼 의료계의 구조적인 모순을 짚어내는가 하면 독자들에게 쉽게 읽히는 저서를 통해 화제의 중심에 있기도 했다.

“현 대학에서의 연구 우대, 중시 풍토가 조금은 아쉽기도 합니다. 대학 교수의 의무가 강의와 학교 일, 교수 등 다양한데 SCI급 논문 업적 수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임상의 선생님들에게까지 연구를 너무 강조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향인지 사실 모르겠어요. 논문의 질이 중요한데 말이죠.”

대학에서의 교양강좌 개설 및 다이나믹한 기생충의 이야기를 닮아낼 수 있는 책 집필 등 그의 머리 ‘숲’에는 현재 다양한 나무가 자라고 있다.

자신에게 사이언스지는 북극성 같은 존재이며, 서울의대 시절 빛나는 두뇌들을 따라가기 괴로웠고, 신문에 2~3주 간격으로 글을 써온 교수가 자신의 글쓰기는 우아하지 못하다는 콤플렉스에 대한 고백.

그의 말처럼 기생충에 대한 ‘아름다운 연구’와 의료계를 향한 소신 있는 ‘발언’이 계속해서 기대되는 까닭은 바로 겸손과 유머라는 태생적 유전자를 가진 이름 그대로의 ‘서민’ 교수이기 때문일 것이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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