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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의구심 커진 '공정경쟁규약' 출발
[ 2010년 03월 31일 22시 11분 ]
공정경쟁규약이 4월 1일부로 시행되지만 여전히 안개 속을 헤매며 논란이 일 전망이다.

한국제약협회가 31일 개최한 ‘공정경쟁규약 개정 설명회’에는 500여 명을 훨씬 넘는 인파가 몰려들어 입추의 여지없이 행사장을 가득 메운 만큼, 볼멘소리도 여과 없이 터져 나왔다.

공정경쟁규약 세부운영기준안이 발표됐지만 아직도 애매모호한 조항이 너무 많다는 게 이유다.

이날 현장에서는 일부 항목 가운데 금액을 명확히 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사회통념상에 맞춰 업계 자율적으로 판단하면 된다”고 밝힌 부분이 문제가 됐다.

일례로 의약품 관련 행사시 발생하는 강연료와 자문료 중 강연료의 경우에는 1회당 최고 50만원 이내로 제한해 둔 반면, 자문료에 대해서는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연료는 이해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자문료는 어느 정도 선에서 지불해야 공정경쟁규약에 위배되지 않는 가”라고 묻자 이날 설명회에 나온 공정거래위원회측은 “자문계약에 따라 명시한 대로 지급하면 된다. 다만 이 사항도 사안별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해 그 자리에서 명확히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급여 의약품에 대해서는 공정경쟁규약을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공정경쟁규약에서 정의한 의약품의 범위에는 요양급여 품목만으로 한정해 두고 있어 사실상 비급여 의약품에 대해서는 규약 상에서 신고토록 한 모든 항목에서 예외적용을 받게 됐다.

다국적 제약사 한 관계자가 비급여 의약품에 대한 부분은 어떻게 처리하면 되냐는 질문에 공정위 제조업감시과 정진욱 과장은 “비급여 의약품 규약에 따른 의무사항이 없다고 보면된다. 따라서 신고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비급여 의약품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자사제품설명회 등도 개최할 수 있는 길을 터놓은 게 아니냐며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공정위 정진욱 과장은 “비급여 의약품 예외로 한다는 점을 리베이트 수단으로 악용할 경우에 대해서도 조사 방법 등 시스템적으로 걸러낼 준비를 갖춰 놨다”며 “리베이트 발생 의혹이 감지될 경우 여지없이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성 메시지를 남겼다.

한국제약협회가 제출한 공정경쟁규약만이 승인을 받아 다국적 제약사를 중심으로 혼란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공정경쟁규약은 국내사와 다국적 제약사 모두 적용을 받겠지만 공식적으로 승인된 규약은 제약협회 것”이라며 “KRPIA(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의 규약은 공정위의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양쪽 협회에 모두 가입돼 있는 다국적 제약사의 선택이 중요하게 떠오르게 된 대목이다.

공정위측은 “제약협회에서 자율적으로 규약에 따라 조치한 제약사는 공정위가 조사를 자제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KRPIA의 규약은 승인을 받지 못한 까닭에 협회 차원에서 징계를 내려도 조사를 자제하거나 그런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사나 제약협회 회원사로 등록된 다국적 제약사의 경우 공정위의 칼날에서 일정 부분 한시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못한 나머지 다국적 제약사에게는 협회만 믿다 자칫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이처럼 혼란이 가중되면서 제약협회도 규약 시행과 동시에 개정도 함께 진행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제약협회 문경태 부회장은 “공정경쟁규약을 우리 제약업계 현실에서 과연 수용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있다”며 “정상적인 마케팅까지 위축시켜 제약산업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새 공정경쟁규약에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자율(운영)을 토대로 이러한 문제가 현실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는 만큼 개정되길 원한다”고 덧붙여 차후에 개정작업에도 본격 착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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