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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별교섭, 총대 메면 악질병원 되기 십상"
[ 2010년 04월 08일 21시 50분 ]
"현재로서는 대한민국 어느 병원도 산별교섭에 참여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괜히 사용자 대표로 나섰다가 악질병원 되면 그 손해는 누가 감당합니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8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 접수를 완료하면서 그간 평행선을 달리던 병원계 노사가 정면 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사용자협의회 해산 전까지 주축을 이뤄온 가톨릭의료원, 고대의료원, 경희의료원, 한양대의료원 등 주요 사립대병원 관계자들은 같은 날 긴급회의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누구도 총대를 메고 싶어하지 않는다. 3~4년에 걸쳐 힘들게 구성한 사용자단체가 해산한만큼 다시 결성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며 교섭 방식에 관한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매년 전국 140여개 병원에서 산별중앙교섭에 직접 참여하는 사용자는 30% 안팎으로, 나머지 70%의 병원은 교섭 결과를 따르기만 하면 되는 현 방식 자체가 불합리성을 지닌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사용자대표를 맡아 사측 입장을 전달하는 병원은 노조로부터 '악질병원'으로 분류돼 집중 공격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관계자는 "뒤에서 결과 나오면 따르기만 하는 병원이 70%, 앞에서 나선 병원은 악질이 되는데 누가 총대를 메고 싶어하겠냐"며 "노조 스스로가 산별교섭을 붕괴시킨 것이고, 이대로는 집행이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회의에 참석한 B대학병원 관계자 또한 "지난해 해산 이후 산별교섭은 당사자가 없으므로 성립될 수 없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며 "사용자를 대표할 당사자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은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과거 노동부 노동조합과에서 발표한 유권해석에 따르면 사용자 측이 교섭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노조가 주장하는 불법행위가 성립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사용자 측은 중앙노동위원회가 이번 쟁의조정신청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추이를 지켜본 후 행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사업장이 교섭 자체를 거부하는 게 아니고 단지 중앙교섭에서 탈퇴를 해서 대각선 교섭이나 지부교섭을 요청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노동부 답변을 얻었다"며 "중노위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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