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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이식계 숨은 명의(名醫)의 '장인정신'
[ 2010년 04월 11일 21시 53분 ]
흔히 외과의사는 수술을 마치고 나면 환자와 유대관계를 지속하기 어렵다고들 한다. 수술을 받고 증상이 개선되면 더 이상 외과적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같은 환자를 적게 보면 볼수록 수술경과가 좋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외과에서도 혈관·이식 분야를 전공한 순천향대병원 문철 교수
[사진]
의 사정은 다르다.
얼마 전 만성신부전 환자를 위해 개소한 원스톱 혈관센터에서 소장을 맡은 문철 교수는 8일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투석 환자와의 정(情)으로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면서 남다른 환자 사랑을 강조했다.
“저를 찾는 환자 중에 1982년부터 꾸준히 오시는 분이 있어요. 신장 이식을 2번 받고 정기적으로 투석을 하러 우리 병원을 찾으시죠. 지금도 그렇지만, 웬만한 환자는 이름과 얼굴을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병원 1층에 새로이 자리잡은 혈관센터는 만성신부전 환자의 혈관접근로의 이상 유무를 진찰한 후 혈관촬영을 통해 수술 여부를 결정하고, 같은 공간에서 혈관 확장술 시술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출근해 늦은 저녁까지 환자들을 돌보며 일주일에 20~30건의 수술을 소화하는 문철 소장에게 진화한 센터는 더욱 열심히 환자를 진료하라는 묵직한 부담감으로 다가온다.
“아무래도 센터에 투입한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잖아요. 그래서 환자도 더 많이, 잘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환자의 대다수가 60~70대 노인인데, 외래도 2층에서 1층으로 옮겨와서 많이 편해졌다고 좋아하시더라고요.”
만성신부전 환자를 위한 원스톱 진료를 표방하는 만큼 관련 과와의 원활한 협진은 필수적이다. 문 소장은 “영상의학과에서 비수술적 치료를 맡고, 외과는 수술적 치료를 전담하는 등 서로의 경계가 명확하다”며 이상적인 팀워크를 구현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평소 빡빡한 수술일정을 소화하며 묵묵히 환자 진료에만 신경을 쏟는 ‘숨은 명의’로 알려진 문철 교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혈관접근로 수술을 집도하고, 국내에서 소비되는 투석환자를 위한 혈관접근로의 20%이상을 소모할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진료 철학을 묻는 질문에 그는 “딱히 철학이라고 거창하게 내세울 것은 없고, 환자와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며 의사로서의 장인정신을 언급했다.
“환자로부터 신뢰를 얻으려면 그들을 만족시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 수술을 해도 실패율이 적도록, 만족할 정도까지 술기를 충분히 연마해야죠. 어떤 분야든 제대로 하려면 1만 시간 이상을 투자하는 장인정신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그런 면에서 저는 자격은 되는 것 같습니다."(웃음)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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