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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서 가장 조직하기 힘든 직종은…
[ 2010년 04월 12일 21시 34분 ]
요즘 세대들은 자기주장도 강하고 병원 입사해서 1년 버티기도 힘들다. 툭하면 말도 없이 사직하거나 심지어 병원 일이 힘들면 부모님에게 얘기해 직접 부서에 항의하기도 한다.…(중략) 기존 간호사조합원들도 이제는 신규 간호사들이 오면 ‘일만 저지르지 않으면 다행이다’라는 마음이고 노동조합 가입 권유에도 ‘가입과 탈퇴는 자유 아니에요?’하니 화만 난다.

보건의료계 노동조합의 힘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병원 현장 조직력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의 생생한 사례가 소개돼 관심을 모은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 사립대병원지부는 최근 현장간부 수련대회에서 각 병원의 다양한 조직 강화 사례를 발표했다.

수련대회에서는 신규 조합원의 가입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간부들이 겪는 어려움과 병원 운영진과 겪은 내부 마찰, 노조 활동을 하면서 느낀 솔직한 심경 등이 여과 없이 공개됐다.

수도권 소재 A대학병원 노조 지부장은 “병원에서 가장 조직하기 힘든 직종이 간호사”라며 “라운딩 가면 노동조합 간부들과 눈도 안 마주치는 신규 간호사들이 대다수”라고 토로했다.

간호사들은 병동 일에 갖가지 교육과 행사 참여로 시간을 내기 쉽지 않은 데다 노동조합과 개인적으로 만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이 지부장은 “인내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노조 가입을 추진한 결과 병동에서 신규간호사 50여명을 가입시켰다”면서 “신규간호사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도록 기존 조합원과 즐거운 분위기를 형성한 후 자연스럽게 가입을 유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노동조합의 반복되는 가입 권유에 부담을 느낀 일부 간호사는 해당 부서 수간호사에게 ‘노동조합이 가입을 강요하고 있어 너무 부담스럽다’는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소재 B대학병원 지부장 또한 간호사의 근무 특성상 조직화가 쉽지 않은 점을 언급했다.

그는 “간호사나 병동의 조무 서무파트의 경우 3교대라는 단점과 함께 수간호사의 강력한 제어로 조직화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순회 시 수간호사에게 직접 노조 일정과 입장을 전달하고 임단투 시기에는 수간호사 간담회를 통해 노조 요구안과 의료원 입장을 알려줌으로써 또 다른 조직화 사업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C대학병원 지부장은 “간호직 조합원들은 고충이나 불만에 대해 설문지에 주관식으로도 충분히 쓴다. 순회 시 길게 얘기할 수 없고 수간호사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며 “비밀 유지가 되기 때문에 어떤 병동은 A4 한 장에 수간호사의 만행을 고발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산하병원 1곳이 문을 닫은 D대학병원 지부장은 “지난 몇 년 동안 무수히 얘기가 많았던 제3병원에 대한 전망 없이 병원이 정리돼 나머지 병원 직원들이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며 병원 폐쇄 관련 후일담을 털어놨다.

그는 “제3병원 건립 약속을 쟁취하기 위해 재단을 상대로 투쟁계획을 세웠고, 일부 교수들도 기조에 동의하며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했다”며 “이후 재단을 상대로 병원 건립에 대한 확답을 이끌어냈고 의료원 발전에 대한 논의과정에 노조가 관여할 수 있도록 하면서 경영 참여의 기틀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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