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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보건법 개정' 첫 공청회 열띤 토론
[ 2010년 04월 14일 22시 08분 ]
현행 모자보건법의 태아측 사유에 대한 결함을 인지,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통분모가 있으나 진단의 객관성과 낙태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관련 특별위원회를 만들자는 가안에는 학회와 의사회가 상충된 의견을 내놓았다.
14일 연세의대 강당에서 개최된 ‘모자보건법 개정안 마련을 위한 대한산부인과학회 공청회’에서는 태아 측 사유에 의한 허용 규정 토론을 진행, 가안에 대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학회에서 마련한 모자보건법 개정가안 중 핵심적으로 논의된 쟁점은 크게 ▲유전학적 이상질환과 선천성 이상의 구분 여부 ▲특별위원회(가칭 인공임신중절 적합성 판정위원회) 구성 여부와 운영 방식 ▲제15조 제1항의 낙태 허용 기간(임신 24주 이내) 개정 등이었다.
유전학적 이상질환과 선천성 이상 구분
가안에서는 제14조 제1항 1, 2호에 대해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제1호)/본인이나 배우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염성질환(제2호)이 있는 경우를 ‘대통령령이 정하는 선천성 이상이 있는 경우’로 개정하자는 안이 나왔다.
또한 제2조 제6호 개정가안에는 선천성이상아라고 묶인 기존의 정의를 유전학적 이상과 선천성 이상으로 구분하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박형무 대변인은 “태아 측 사유에 있어서는 전체적으로 선천성 이상이라고 하면 적절할 것”이라면서 “이 한 단어로 무엇이든지 다 설명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어떠한 기형 질환이 낙태 적응증에 해당되는 것인가라는 문제에 너무 엄격한 잣대를 두면 운영의 어려움이 예상되므로 선천성 이상으로 통합해 기술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 김용봉 법제위원장 역시 “제14조 제1항의 수술 허용 한계에 있어서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선천성 이상이 있는 경우’로 바꾸는 안이 적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한산부인과학회 법제위원회 김향미 학술간사는 “선천성, 유전학적 이상 모두 통합해서 법 규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며 “구분해서 진단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생명에 지장이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별위원회(가칭 인공임신중절 적합성 판정위원회) 구성 여부와 운영 방식
이번 토론회에서 가장 쟁점화 된 부분은 가안에 포함된 모자보건법 제14조 제2항 ‘인공임신중절 특별위원회’ 규정 신설에 관한 것이었다.
가안에는 낙태를 시행하려 할 경우 대통령령이나 보건복지부령에 의해 구성 및 운영되는 특별위원회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는 제1, 2안이 제시됐다.
제3, 4안으로는 법 제14조를 신설하지 않고 법시행령 제15조(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한계) 제2항ㆍ3항의 내용을 질환에 대한 열거와 예시로 변경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이와 관련,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법제이사는 “환자를 진찰하고 진단하는 것은 의사의 책무이다. 가칭 인공임신중절 적합성 판정위원회 등 상급 기관 형태로 2차적인 판정을 받는 것은 의사 진료권 침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판정위원회 보단 자문위원회 격으로 위치를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진료 의사 및 자문단에 의해 나온 결과를 산모에게 통보, 그 결정은 의사가 아닌 여성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박문일 정보위원장은 “특별위원회의 업무가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의사의 상위 기관이라기 보단 전문가에게 자문해주는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학회 내에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보다 전문적인 역할을 학회가 해야한다”고 전했다.
박형무 대변인은 “특별위원회를 복잡하게 구성하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설치여부 및 세부운영에 포함됐던 ‘두 사람 이상의 산부인과 전문의가 동의한 경우 낙태를 할 수 있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언급했다.
학회측에서는 특별위원회 등을 두되 그 역할과 세부 운영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은 반면 장석일 부회장 등 의사회측은 적합성 판정을 위한 위원회를 따로 둔다면 전문가 재량과 자율성의 침해이자 관리일 수 있다는 의견인 셈이다.
낙태 허용 기간(임신 24주 이내) 개정
모자보건법 시행령 제15조 제1항에 대한 개정가안 중 1안은 기존의 임신 24주 이내인 사람이 아닌 ‘배아 혹은 태아에 대해서’만 할 수 있다로 변경하자는 내용이다.
2안은 이와 더불어 제1호와 제2호에서 규정하는 이상이 있을 시 주수에 관계없이 진단되는 시기에 낙태를 행할 수 있다는 단서를 포함시켰다.
반면 3안은 2안처럼 단서를 달되 출생 후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주수에 관계없이 낙태를 행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변경하자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 대한산부인과학회 김영탁 학술위원장은 “특별위원회를 둔다면 24주를 넘는 경우에만 판정을 하고 12주 이하에서까지 판단하는 것은 문제”라고 설명했다.
주수와 관련해서는 특별위원회의 판정을 차등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이다.
김용봉 정보위원장은 “모체 외에 생존가능성이 없을 정도로 태아에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진단된 시기가 24주를 넘었더라도 시술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한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피력했다.
김향미 간사 또한 “허용시기가 24주로 한정해 있지만 사실 모체 외 생존 가능성이 없는 경우는 진단 시기에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원한다면 가능토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좌장을 맡은 ‘모자보건법 개정안 마련을 위한 TF’ 손영수 팀장은 “특별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서는 진단의 오류라는 위험성이 항상 내포돼 있기 때문에 2차적으로 의견을 얻는 의료윤리학적인 측면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정리했다.
그는 이어 “모자보건법 특히 태아 측 사유에 의한 허용범위에 대한 첫 번째 논의였던 만큼 찬반 토론을 자제하고 다양한 의견을 들어본 것”이라면서 “오늘 의견을 정리, 다음 단계의 확대된 가안을 추진할 예정”이라도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공청회 패널로는 △대한산부인과학회 김영탁 학술위원장 △대한산부인과학회 김용봉 법제위원장 △대한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 김재연 법제이사 △대한산부인과학회 법제위원회 김향미 학술간사 △대한산부인과학회 박문일 정보위원장 △대한산부인과학회 박형무 대변인 △연세의대 의료법윤리학과 이일학 교수 △대한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 장석일 부회장이 참석했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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