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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의사가 직접" 보호자 "가족에 우선"
[ 2010년 04월 18일 22시 00분 ]
말기 환자들은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상의 사형선고를 의사에게 직접 듣고 싶어 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은다.

하지만 보호자들은 환자가 받을 충격을 우려해 ‘회복 불가’ 사실을 보호자에게 알려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화여자대학교 생명의료법연구소 권복규 교수는 최근 한국의료윤리학회지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말기환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일반인이나 의료진의 인식조사는 여러차례 이뤄졌지만 환자와 보호자 대상 조사는 극히 드물었던 만큼 이번 연구는 적잖은 의미를 갖는다.

권복규 교수는 연명치료 중단과 관련한 여러 이슈들에 대해 당사자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암 환자 91명, 말기환자의 보호자 96명, 의사 14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우선 말기환자의 72%는 의학적으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본인이 알아야 한다고 대답해 대부분의 환자들이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알고 싶어했다.

특히 자신에게 진실을 말해줄 상대로, 77.5%의 환자들이 ‘담당의사’를 꼽았으며 보호자(16.9%), 자녀(1.1%)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보호자들은 그에 대한 통보를 누가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보호자’가 해야 한다는 응답이 63.0%로, 환자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의사가 해야한다’고 응답한 보호자는 28.3%에 불과했다.

연명치료 중단에 대해서도 환자와 보호자들은 입장을 달리했다.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중환자실에서 간신히 생명을 연장하는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환자들 89.9%가 인공호흡기를 떼고 임종을 맞겠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고통스럽고 불필요하게 생명을 연장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란 응답이 63.0%로 가장 많았고 ‘가족에게 미칠 경제적, 심리적 부담’이 23.5%로 뒤를 이었다.

반면 보호자들은 같은 질문에 대해 62%만이 치료를 중단하겠다고 응답했고 38%는 ‘그래도 치료를 지속한다’고 답해 환자군과 큰 차이를 보였다.

치료를 지속하는 이유는 ‘가족으로서 느끼게 될 죄책감’이 59.3%로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환자 본인이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가 25.9%였다.

권복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여전히 논쟁이 될 연명치료 중단에 관한 우리 사회의 태도를 결정하는데 의미 있는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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