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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존엄사 입법, 여전히 쟁점 수두룩
[ 2010년 04월 23일 09시 27분 ]
'존엄사' 또는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이하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입법화 선결과제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병원 김할머니 사례로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진 데 반해 사회적 합의를 위해선 많은 협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주최한 '존엄사 입법공청회'에서는 사회적 합의를 이룬 법제명과 그 적용대상, 대리인 의사추정의 타당성, 사전의료지서, 의료인 처벌 여부 등의 여러 쟁점이 맞섰다.
공청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존엄사에 대한 찬반 입장을 전제로 다양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큰 틀에서 법안 제정을 반대하는 의견은 없었다.
공청회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것은 존엄사 명칭이 타당하냐 여부였다. 존엄사가 안락사의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에 법률이 지향하는 바를 충족하지 못하다는 견해였다.
연자로 참석한 이동익 가톨릭중앙의료원장은 "존엄사라는 명칭이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안락사의 또 다른 이름"이라며 "초기에 안락사 배제를 전제로 논의해야 한다. 언론도 안락사로 밝혀진 김할머니 사례를 존엄사 시행이라고 보도했다"고 말했다.
이동익 의료원장은 "법률 명칭으로는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 또는 자연적으로 죽음을 맞이할 법률 등이 더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이상원 총신대 신학대학원 교수도 "존엄한 죽음은 자연사를 뜻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인의 적으로 사망한다면 존엄한 죽음이라는 용어는 틀리다"며 명칭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존엄사법을 대표 발의한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은 "법제명에 대해선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하며,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며 협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 다른 쟁점은 존엄사나 연명치료 중단의 대상을 어디까지로 보느냐다. 이 쟁점은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는데, 치료 가능성이 없는 말기암 환자와 뇌사자로 국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의료진의 행위를 인공호흡기나 심폐호흡기 제거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대체로 일치했다.
김장한 울산의대 교수는 "연명치료 중단의 대상에는 말기 환자와 함께 지속적 식물상태 환자를 포함해야 한다"며 "중단 가능한 치료범위에 인공호흡기 등 특수연명치료를 포함하고, 영양공급 등 일반적인 연명치료의 중단 여부는 법원의 판단을 거치는 것이 맞다"고 했다.
허대석 한국보건의료연구원장도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 중단에는 견해를 같이하면서도 "지속적 식물상태 환자는 의학적으로 다양한 상황을 내포해 규정화에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이들 장치를 제거한 상태에서 수분이나 영양공급을 중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데 참석자들은 의견을 같이했다. 신상진 의원도 이러한 의견에 동의를 표했다.
가장 큰 쟁점은 사전의료지시서의 현실적인 작동 여부와 대리인 의사추정의 타당성으로 모아졌다.
김할머니 측 변호를 맡았던 해울 신현호 대표변호사는 "부모나 배우자가 입원했을 때 대리결정을 할 수 있는 제도가 법안에 입안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 변호사는 이어 ""어차피 환자가 사전의료지시서를 작성했어도 작성 당시의 의사와 치료중단 단계의 의사는 다를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환자의 의사를 어떻게 객관적인 절차와 방법을 거쳐 추정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인영 홍익대 법대 교수(경실련 보건의료위원)는 "환자가 직접 작성한 사전의료지시서를 통해서만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다만 의사표시 능력이 없는 말기환자는 기관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확인을 거쳐 환자의 의사를 추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고 설명했다.
반면 이동익 의료원장은 "환자의 자기결정권은 환자에게 건강하게 살 권리를 보호하는 기본적인 권리다. 죽음도 선택할 무제한이 아니"라며 "자율성 존중 차원에서 보호되는 자기결정권이 있다고 해도 환자의 선택이 죽음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의료현장에서 존엄사를 맞이하는 의료인 처벌에 대해선 강명순 의원이 "의료인에게 충분한 권한을 준다면 그에 따른 책임도 필요하다"고 했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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