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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장도 발목 잡힌 원외처방 약제비
[ 2010년 04월 27일 22시 15분 ]
의료계의 대표적인 고민 중 하나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

병원경영을 책임져야 하는 원장이라면 환수금액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기 마련이지만 최근 서울의 한 대학병원장은 이 문제에 발목을 잡히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허주엽 원장은 최근 심평원으로부터 약제비를 환수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허 원장이 자궁내막염 환자에게 처방한 약제 중 일부가 심평원 심사기준을 벗어낫다며 환수 조치를 내린 것이다.

이는 허 원장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두 차례에 걸쳐 회기동 경희의료원 부속병원에서 교차 진료를 해오던 과정에서 빚어졌다. 자칫 뜻하지 않게 의대 부속병원의 경영에 일정 부분 손실을 끼칠 상황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병원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허 원장의 이번 환수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발생한 처방분에 대해 이뤄졌다.

심평원은 이 기간 동안 허 원장의 처방분 가운데 매달 평균 1000만원 상당의 약제비를 거둬들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기준으로 의대병원 약제비 환수금액이 월 평균 300만원 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금액이 상당히 큰 편이다.

환수에 대한 직접적 원인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병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허 원장이 자궁내막염과 관련한 약제를 처방하기 전 검사 등을 진료기록에 남긴 뒤 청구했어야 했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누락이 생겼던 것으로 보인다.

허 원장은 이에 대해 “레지던트에게 진료기록 등을 맡겨 정리할 것으로 지시했지만 중간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현재는 이 부분을 다시 정리해 심평원 쪽에 이의제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병원은 허 원장의 환수금액 3000만원에 대해 심평원에 이의를 제기하고 내달 경 나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병원 한 관계자는 “이번 환수도 금액적인 면에서 크긴 하지만 뜻하지 않게 환수 금액이 갑자기 치솟는 사례가 더러 있긴 했었다”며 “현재는 5월 중 이의제기에 대한 결과를 지켜본 뒤 앞으로의 대응을 모색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환수에 대한 직접적 원인에 대한 심평원의 판단이 나오는 것을 본 뒤 병원으로서 가능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만 문제는 이러한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워낙 심사기준이 복잡하고 의사들의 진료 소신과 맞지 않을 때 불가피하게 환수조치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에 있다”며 “앞으로 이러한 일이 없도록 정책적인 측면에서 해결책이 나오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는 국회에서도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사항으로, 지난해 4월 이와 관련한 법적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국회 보건복지가족위 법안소위에서 통과됐으나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체회의에 상정되지 않았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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