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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증→조현·사고·통합증' 변경 추진
[ 2010년 05월 03일 21시 44분 ]
‘정신분열병’이 조현증 및 사고증, 통합증 중 하나로 변경될 전망이다.

이는 병명으로 사회적 편견에 의해 차별을 받는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관련 학회에서 연구 사업 결과 얻은 새로운 명칭이다.

3가지 유력 병명에 대한 대한정신분열병학회(이사장 권준수, 서울의대) 선호도 조사 결과 조현증이 65%로 가장 높았으며, 통합증이 21%, 사고증이 5%를 차지했다.

조사를 함께 실시한 가족협회에서도 조현증이 가장 높게 나타나 의견수렴 후 최종 명칭으로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현증(調鉉症)은 ‘현악기의 줄을 고르다’는 뜻으로 정신분열병의 경우 신경계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아 마음의 기능에 문제가 생긴 질환이라는 과학적 해석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사람들로 하여금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하게 함으로서 낙인의 가능성이 매우 적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지나치게 어려운 용어라는 지적도 있다.

통합증(統合症)은 정신의 통합이 느슨해져 있는 상태라는 의미다. 이는 분열의 반의어로 편견이 적으며, 신체적 특성과 사회적 환경 모두가 종합적으로 상호작용해 발병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잘 드러내 주는 반면 '통합적으로 잘못된 사람'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단점이 제기됐다.

사고증(思考症)도 정신분열병의 핵심증상 중 하나로 생각되고 있는 사고의 이완을 병명으로 사용하자는 의견인데, 너무 단편적인 접근방법이라는 의견이다.

'정신분열병'은 글자 그대로 정신이 찢어져 갈라진 병이라는 뜻으로 과학적이지 않으며, 환자와 보호자 등 당사자들의 가슴에 주홍글씨로 남아 커다란 고통을 주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대한정신분열병학회 권준수 이사장(서울의대)은 “마음이 찢어져 분열된 병이라는 그릇된 의미를 갖고 있으며, 환자 가족들에게 고통을 가중시켜 왔던 ‘정신분열병’이라는 용어는 더 이상 사용되어져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름이 갖는 의미가 매우 크다는 판단에 따라 병명이 바뀐 경우가 많다. 나병(문둥병)은 한센병으로, 간질은 뇌전증으로 바뀌었으며 '정신분열병' 명칭도 해외에서 변경된 사례가 있다.

일본의 경우 당사자들이 편견과 낙인으로 피해를 받아왔다는 측면에서 통합실조증(統合失調症)으로 변경했으며, 홍콩도 정신병을 사각실조증(思覺失調症)으로 바꾸었다.

이처럼 국내외적으로 정신분열병이라는 명칭은 여러 측면에서 적절하지 못해 변경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오병훈 이사장(연세의대)은 “정신질환자들이 잠재적 범죄자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정신과 의사는 물론 정부차원의 정책과 법률적 도움이 필요하다”며 “사회적 편견과 낙인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이 명칭 변경에 뜻을 모은 관련 기관(대한신경정신의학회, 대한정신분열병학회, 가족협회, 변호사, 사회복지사협회, 임상심리학회)은 지난 2008년 11월 정신분열병 병명개정위원회를 결성했다.

그 후 연구 사업, 심포지엄, 몇 차례 논의 등 새로운 용어를 찾는 작업을 거쳐 지난 3월 23일 최종적으로 핵심어군(조현, 사고, 통합)을 선정했다.

한편,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실은 4일 국회도서관 4층 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정신분열병의 병명개정과 편견해소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한다.
노은지기자 nej3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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