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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야 의사야" 뮤지컬 무대 선 안과의사
[ 2010년 05월 04일 21시 56분 ]
아름다운 도시 파리
전능한 신의 시대
때는 1482년 욕망과 사랑의 이야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대망을 장식하는 ‘대성당들의 시대’ 첫 소절. 웅장한 멜로디에 기죽지 않은 한 남성의 음성이 무대에 잔잔히 울려 퍼진다.

관중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가창력에 뚜렷한 이목구비가 눈에 띄는 그는 여느 뮤지컬 배우처럼 진한 분장을 하거나 과장된 의상을 입고 있진 않아도 의심할 여지없이 ‘배우’로 보인다.

“장 선생님, 너무 멋있어요. 전 진짜 뮤지컬 배우인 줄 알았다니까요.”

지난 3일 고대구로병원 연구동 대강당. 이날 저녁에 열리는 환자사랑 음악회를 앞두고 리허설 현장에서 만난 장민욱 임상강사[사진]를 두고 동료 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런 공연이 능숙한 것 같다는 기자의 평에 그는 “유치원 학예회 이후 무대라고는 처음 서 본다”며 뮤지컬 배우들과 나란히 노래를 부르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제가 워낙에 뮤지컬을 좋아해서요. 웬만큼 알려진 뮤지컬은 규모에 상관없이 챙겨본 것 같은데, 우연히 공연 정보를 접하고 용기를 냈어요. 평소 팬으로서 좋아하던 배우들과 한 무대에 서다니 꿈만 같은 일이죠.”

고대의대 재학시절 틈틈이 대학로를 찾아 연극과 뮤지컬을 즐겨보곤 했다는 장 임상강사는 이번 공연을 위해 꼬박 한 달을 맹연습에 돌입했다.

매주 월요일 뮤지컬 배우 이정열씨의 지도에 따라 서너시간 노래를 익히고, 출퇴근길 차에서 해당 곡을 따라 부르며 무대에 선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장민욱 임상강사는 “뮤지컬 곡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같은 구절을 200번도 넘게 반복해 들었다”며 “처음 무대에 섰을 땐 앞이 깜깜했는데 리허설을 몇 번 거치니 적응 되더라”고 술회했다.

군의관을 제대하고 적지 않은 나이에 전공의 과정을 밟은 그는 지난해 전문의 보드를 따고 모교에 남아 안성형학을 배우면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워낙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해서 환자들을 대하는 데 있어서도 큰 어려움 없이 지내왔단다.

뮤지컬을 좋아해서 무대까지 선 당찬 안과의사가 꿈꾸는 미래는 어떤 모습을 그리고 있을까.

“전문의가 된 첫해라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지금은 병원에 남아 연구하면서 환자를 보는 것에 만족하고 있고요. (공연을 앞두고) 긴장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지만, 오늘 이 분위기를 편안히 즐기자는 생각이에요.”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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