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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한방병원 채용공고에 임상병리사 발칵
[ 2010년 05월 13일 21시 50분 ]
부산 해운대점 개원을 앞둔 자생한방병원이 대대적인 채용공고를 내자 임상병리사들이 발칵 뒤집혔다. "고졸보다 낮은 급여를 준다"라는 것이 요지다.

의료기사인 임상병리사는 전국 3~4년제 대학 임상병리학과를 졸업한 후 국가고시에 합격해야 면허증을 받는다. 복지부 장관이 주는 국가 면허다.

14일 대한임상병리사협회에 따르면 자생한방병원은 초대졸(3년제) 이상 임상병리사 초임으로 월 170만원을 책정했다. 같은 의료기사인 방사선사와 물리치료사는 월 180만원이다. 간호사는 초대졸 이상이 월 200만원, 간호조무사는 고졸 이상이 월 170만원이다.

결론적으로 고졸 직원보다 적은 급여를 받게 되는 셈이다. 임상병리사와 급여가 동일한 직종은 고졸 이상인 주차관리, 약제생산, 약제배송 직종 등이다.

병원은 이 같은 내용으로 지난 12일 부산시 해운대구청에서 380명에 달하는 공개채용행사를 가졌다. 오는 12월 개원을 앞둔 자생한방병원 해운대점은 200병상 규모다.

임상병리사들이 발끈한 이유는 병원 측의 채용공고 내용이 임상병리학과를 운영 중인 전국 33개 대학에 전해지면서 부터다. 이들 대학은 부산지방노동청부산동부지청을 통해 해당 공문을 받았다.

또 의료기사 직종 중 가장 낮은 급여를 받을 뿐만 아니라 고졸과 동일한 급여가 책정된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러한 채용공고에 대해 전국임상병리학과 교수협의회는 자생한방병원과 부산지방노동청 부산동부지청에 항의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차원에서 별도 항의공문도 작성 중이다.

협회 한 간부는 "협회에 별다른 문의 없이 전국 대학에 공문을 보내 학과 교수들이 발끈한 상태"라며 "국가 면허소지자가 고졸과 동일한 급여를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우리의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병원이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병원 측에 문의했지만, 담당자 부재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고졸보다 낮은 급여 왜?

임상병리사의 열악한 급여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협회와 대학의 주요 골칫거리였다. 실제로 협회 사이트에는 급여에 관한 회원들의 불만이 끊이질 않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협회 측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고자 공청회를 통한 의견수렴에 나서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협회와 대학이 낮은 취업률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협회 간부와 교수협의회가 참석한 공청회에서도 이 같은 '네 탓 공방'은 재현됐다.

협회는 확실한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대학 역시 정원 늘리기에만 관심을 보일 뿐 구체적인 취업률 공개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전국 대학들이 공개한 임상병리사 취업률은 평균 80%를 웃돌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병리사들은 "50%도 안 될 것"이라고 성토한다. 아르바이트 채용까지 취업률에 넣었다는 것이다.

수요와 공급 차원에서도 그렇다. 임상병리사는 한해 1200명가량 면허자를 배출한다. 국시 합격률은 매년 60~70% 정도다.

명목상 회원 수는 4만2000명 정도인데 반해, 현장에서 보는 실제 취업률은 그 절반 수준이다. 정확한 실태 파악에 협회와 대학 모두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그래서다.

이번 논란을 해프닝으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전국적으로 보건대학의 인기가 날로 치솟는 상황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현재 간호, 의료기사 등 보건 관련 학과들은 정원 부족에 시달리는 지방대학의 황금어장으로 인식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 전국 4년제 대학 보건의료 정원을 920명이나 증원해줬다. 모든 의료기사 직종에서 제2의 사례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는 것이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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