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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현실성 떨어지는 제약協 공정경쟁규약
[ 2010년 05월 16일 21시 56분 ]
한국제약협회가 지난 4월부터 의약품 유통 부조리를 해소하기 위해 공정경쟁규약을 제정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당초 공정경쟁규약은 의약품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제약협회가 오랫동안 고민하며 개선 의지를 담고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제약협회가 제정한 공정경쟁규약이 현실성과 공정성 모두 부족하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기부부문에 있어 수많은 규제 사항을 둬 기부문화를 후퇴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는 학술 활동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내용이기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학회서는 거친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제약협회가 공개한 '공정경쟁규약 및 세부운용기준 개정 FAQ(질의응답집)'에 따르면 다국적사의 본사에서 지원하는 국제학술대회라고 하더라도 국내서 개최될 경우 직접 기부는 안된다고 규정됐다.

한국 지사와 해외 본사가 어차피 하나의 경제적 동일체이기 때문에 본사가 국내 요양기관 또는 보건의료전문가에게 후원을 제공하는 것도 공정규약의 적용을 받는다.

이 같은 규정으로 인해 국내 학회 관계자들은 국제학술대회 유치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한 학회 관계자는 "해외학술대회 유치의 경우 한국보건산업의 위상을 높이는 민간외교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지원을 오히려 막는 것은 지나치다"며 "까다로운 규제로 국제학술대회 유치가 줄줄이 실패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물론 이 같은 반응에 제약협회도 할 말은 있다. "정부에서 리베이트 근절이라는 명제를 가지고 업계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 정책방향에 맞춰 제정한 것"이라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공정경쟁규약이 백해무익하다는 주장은 아니다. 공정경쟁규약이 철저히 지켜질 경우 그동안 지적돼 왔던 의약품 리베이트가 사라지고 올바른 제도로서 충분히 정착될 수 있다.

그러나 시장경제 체제 아래에서 경쟁의 틀을 정하고 이에 맞춰 경쟁하라는 것 자체가 모순일 수 밖에 없다.

물론 의약품 유통질서라는 특이성은 인정되지만 협회에서 자유로운 경쟁이 아닌 틀에 맞춰진 행위를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학회 기부를 규제하는 것은 보건산업의 발전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지난친 규제로 얼룩진 공정경쟁규약 세부운용기준에 대해 심의위원회의 재검토를 기대해 본다. 정부가 신성장 동력으로 삼는 의료와 제약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이승재기자 lee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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