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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학 의사가 판독만 하던 시대 종료"
[ 2010년 05월 25일 21시 54분 ]
“판독실에서 쭈그리고 앉아 필름 판독만 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 영상의학과 의사들도 수술실에서 직접 집도를 맡아 시술을 하는 시대에 와 있습니다”

최근 대학병원 수술실에 영상의학과 의사들의 출입이 잦아지고 있다. 수술진에게 판독을 통해 수술환자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 아닌 직접 시술을 집도하기 위함이다.

다소 낯선 수술실 상황의 연출은 ‘인터벤션(intervention)'이라는 최첨단 시술에 기인한다.

일반인은 물론 의사들에게도 생소한 ‘인터벤션’은 다양한 첨단 영상장비를 이용해 최소침습으로 수술 없이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즉 MRI, CT, 투시장비, 초음파 등 영상 유도장비를 이용해 정확히 병변을 파악한 뒤 혈관이나 조직 공간에 주사바늘 정도로 작은 카테터를 삽입, 해당 부위를 치료하는 방법이다.

첨단 영상장비를 이용하는 탓에 영상의학과 의사들이 주축을 이뤄 시술을 집도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인터벤션 시술을 하는 영상의학과 의사는 무려 180여 명.

대한인터벤션영상의학괴, 대한신경중재치료의학회, 통증인터벤션연구회, 대한 ITA 연구회 등 유관 학회만도 4개나 된다.

하지만 이미 인터벤션 치료법이 보급돼 자궁근종, 정계정맥류 등의 질환을 아주 쉽고 간편하게 해결하고 있는 선진국에 비하면 국내는 아직 열악한 상황이다.

그 효과나 가능성에 비해 저변화가 더딘 이유는 ‘인터벤션’ 시술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 부족 탓도 있지만 타 진료과 의사들의 비협조가 주된 원인이다.

실제 인터벤션 시술은 외래가 없는 영상의학과가 주축을 이루는 탓에 타 진료과에서 환자를 보내지 않으면 시술 자체가 불가능하다.

특히 수술이 주된 업무인 외과 계열이나 산부인과 등에서 ‘영역침범’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어 인터벤션 시술 저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박재형 교수는 “외과 계열 진료과에서 인터벤션 시술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실제 학회 내부적으로는 인터벤션의 저변화를 위해 입원실을 갖춘 독립적인 시술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지만 타 진료과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박재형 교수는 “미국이나 일본, 중국 등에서는 입원실을 갖추고 인터벤션 시술을 하는게 일반화 되고 있지만 국내 상황을 고려할 때 조심스러운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터벤션 의학은 시술 자체만으로도 적잖은 의미를 갖지만 외과 수술과 연계시킬 경우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만큼 무조건적 경계는 곤란하다고 박 회장은 피력했다.

실제 ‘간이식’의 대가인 서울아산병원 이승규 교수팀의 경우 수술장에 인터벤션을 담당하는 영상의학과 의사가 꼭 동석한다.

예상치 못한 출혈 등이 발생했을 경우 재개복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보조수단으로 인터벤션을 활용하고 있는 것.

이 시술에 참여하는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성규보 교수는 “인터벤션을 활용할 경우 간이식 성공률을 20~30%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들의 인식부족과 타 진료과의 견제 등 수 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국내 인터벤션 의학은 1990년대 도입 이후 꾸준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 국내 인터벤션 영상의학 수준은 세계에서 5위 안에 꼽힐 정도로 앞 서 있는 상황.

이를 방증하듯 오는 6월 1일에는 아시아·태평양 심혈관 및 인터벤션 영상의학 학술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된다.

더욱이 서울대병원 박재형 교수가 이번 학술대회 이후 학회 회장으로 취임, 세계에 한국의 인터벤션 의학을 각인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재형 교수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의 위상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인터벤션 영상의학이 더 높은 단계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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