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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일정 끝낸 국회와 의료계
[ 2010년 05월 30일 21시 30분 ]
제18대 국회 전반기가 지난 29일 종료됐다. 의료계 주요 법안이 다뤄지는 6월 임시국회는 하반기 원 구성이 마무리된 후 열릴 전망이다. 의료계는 보수적인 성향이 뚜렷해진 18대 국회가 출범하자, 보건복지위원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정책사업을 추진해왔다. 특히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대국회 관계 개선에 공을 들였다. 신상진, 안홍준, 정의화, 조문환 등 의사출신 의원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하면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특히 재선에 성공한 신상진, 안홍준 의원이 복지위 위원으로 활동한다는 점에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전반기 국회는 직능단체 간 이견으로 장기간 표류하던 굵직한 의료계 현안을 대거 다뤘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부 법안은 구체적인 성과를 냈고, 특정 사안은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어느 때보다 의료계를 뜨겁게 달궜던 전반기 국회와 의료계, 하반기 방향을 정리했다.

의료계 득실

의료계가 전반기 국회 성적표를 야박하게 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쌍벌제와 무관치 않다. 의료계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려 했던 쌍벌제 관련 법안은 결국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오는 11월말 시행을 앞두고 있다.

쌍벌제는 법안을 발의한 야당 의원실에서조차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만큼 의료계가 받아들이는 충격은 작지 않다. 대국회 활동에 자신감을 나타냈던 직능단체 집행부가 책임론에 휩싸인 이유이기도 하다.

의료계는 이번 쌍벌제 논란으로 대국회 관계 개선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경쟁관계인 타 직능단체들이 물 밑에서 성과를 올린 점도 주목해야 할 상황이다. 의사단체가 의료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비해 정책 협상력이 떨어진다는 말이 나온 것도 그래서다.

복지위 한 관계자는 "국회는 명분이 중요하다. 의료계도 앞으로 의원실을 설득하려면 이러한 분위기를 잘 알아야 한다"며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치밀한 준비와 함께 양질의 자료를 의원실에 제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의료계가 최대 전문가집단이면서도 유리한 정책 방향을 이끌려면 소통과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복지위 내부에서 많이 제기됐다.

의료계가 의협과 병협으로 대비되는 두 가지 목소리가 나오면서 "공통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일부 법안에 대해선 같은 의료계에서도 의협과 병협의 입장이 달랐고, 이는 입법화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했다.

반면 의료계가 성과를 올린 것도 있다. 흉부외과와 외과 등 기피진료과 수가 인상은 국회와 정부를 끈질기게 설득해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성과는 충분한 명분이 섰고 대다수 의원실이 공감한 사안이었다고 복지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다만 기피진료가 문제는 계속되는 만큼, 정책 연속성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대한민국을 강타한 신종플루 사태 때 의료계가 적극적으로 협조한 점도 인상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핵심 법안 산적…향후 과제

하반기 국회는 전반기 못지않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하반기 최대 정책사업 중 하나는 의료분쟁법이다. 20여 년을 표류했던 의료분쟁법은 복지위를 통과해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입증책임 조항이 빠지면서 비교적 유리한 내용이 구성됐지만, 통과를 낙관하기 어렵다.

최대 난제인 입증책임보다 보상기금에 대한 조항이 발목을 잡았다. 정치보다 경제적인 논리가 법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회 한 관계자는 "의료분쟁법인 해당 상임위를 통과했지만 법사위 내부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신호가 많다"며 "일례로 분쟁법을 뒤로하고 다른 복지위 법안을 먼저 통과시킨 것은 논의가 지연될 가능성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 숙원사업인 의료분쟁법이 자칫 표류할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의료산업화와 관련된 법안은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최근 원격의료, 건강서비스업과 관련된 법안이 줄줄이 발의돼 하반기에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게 된다.

이들 법안에 대한 개원가의 반응은 싸늘하다. 대형병원, 자본 중심의 의료시장이 구축돼 의원 경영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정부는 해당 법안을 강하게 밀어붙일 계획이다. 대형병원들도 내부적으로 법안의 향배를 주시하고 있다.

야당 의원실의 반응이 부정적이지만, 정부가 하반기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정책을 강력히 추진할 경우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다.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이들 법안은 개원가 입장에서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뜻을 같이하는 의원실과 많은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고 했다.

면허재등록 법안은 직능단체 입장에서 양날의 검으로 인식된다. 표면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입법화될 경우 직능단체에 유익한 점이 많다. 법안을 발의한 해당 의원실도 이 점을 주목했었다.

일부 의료진이 사망하면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린 의사·의료기관 보호 법안도 "특혜적인 요소가 있다"는 반대 의견을 설득해야 한다.

핵심 법안의 향배 못지않게 복지위 의원실과의 의사소통, 공감대 형성도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주목할 점은 최근 들어 직능단체보다 교수집단인 학회의 의견이 더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진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국회 관계자들은 "학회는 이익집단이 아니기 때문에 명분도 있고 정책을 협의할 때 부담이 적다"며 "국민을 위한 의학발전이라는 학회 의견에 공감한 점이 있다"고 말한다. 의료계에 명분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셈이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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