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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파업철회, 합의도 타협도 아니다"
[ 2010년 06월 14일 03시 51분 ]
"전공의들의 파업을 바라보며 느낀 것이 있다. 분명한 듯 했다. 학회, 선배들에 불신이 싹트고 있었다는 것을. 병리학의 위기가 눈 앞에 있는데 파업을 놓고 여차하면 우리끼리 분열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 와중에도 정부는 꿈쩍하지 않고 있다."

대한병리학회 서정욱 이사장은 지난 12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한결같은 얘기는 어쩔 수 없고, 이미 건정심을 통해 결정이 내려졌기에 번복할 수 없다는 거다. 정말 무책임한 처사다. 재심을 요청할 계획이지만 그 과정에서 전공의들이 입은 상처가 크다"고 말했다.

파업 지속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전공의 비대위 전체회의에 그가 직접 참석해 다독이고 설득했던 것도 무기력했던 선배로서, 스승으로서의 미안함이 컸기 때문이다.

교수들이 주축이 돼 있는 학회는 파업 중단 방침을 권고했으나 전공의들은 뚜렷한 성과 없이 파업을 접을 수 없다고 반대했다.

그래서일까. 서정욱 이사장은 "분명한 것은 파업 철회가 정부에 대한 합의도 타협도 아니란 점"이라면서 "애당초 전공의들의 파업은 위기에 처한 병리학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며 파업의 의의에 대해서는 공감 의사를 표했다.

그는 "원인과 목표가 같았음에도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이 일치되는 데는 많은 한계가 있었다. 미묘한 시각차에 조직이 무기력해지는 듯한 느낌에 회의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사실 이번 사태가 불거지고 파업이라는 초강수를 내놓자 정부측에서는 이미 합의가 된 내용에 병리학회가 '뒤늦게' 반발하고 있다고 주장을 펼쳐왔다.

그러나 서정욱 이사장은 "4차례의 얘기가 오갔다 했지만 4차례의 회의 동안 그 어떠한 사항도, 어떠한 내용도 합의된 바가 없다"며 "그런데 회의 자체만으로 합의 근거가 될 수 있나.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라고 성토했다.

검사 원가가 100원이라고 했을 때 재료비와 인건비는 정해져 있다. 수가 인하로 예상되는 후폭풍로 그는 "의사, 임상병리사들의 인건비를 깎을 수밖에 없고 검사 건수가 100케이스가 200케이스로 늘어도 수가는 그대로다. 검사의 질은 형편없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진단 자체가 부실해질 수밖에 없고 이는 오진으로 이어진다고 전망한다.

서정욱 이사장은 "오진의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거다. 짧은 시간에 정해진 진단을 이뤄내야 하는데 당연히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병리 검사의 특징이 숨어있는 암을 발견하는 것인데 짧은 시간에 암 세포를 잡아낼 수 있을까. 도대체 모르겠다. 정부가 어떤 생각을 한 것인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파업 철회로 전공의들이 현장에 복귀했어도 이후 사직하는 일이 발생할까 사실 걱정된다. 어떻게 해서라도 전공의들이 사직하는 일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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