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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는 신경외과 의사의 열정
[ 2010년 06월 14일 21시 52분 ]
“단순한 재미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명과 죽음의 찰나를 경험하는 수술이나 영혼을 싣고 진심을 담아내는 사진작업에는 분명 연결고리가 있는 것이죠. 제가 주로 찍는 나무와 같은 생명체는 우주 속에서 결국 인간과 하나인 셈입니다. 몸을 이루는 요소는 돌고 도는 것이며 인간의 재료 역시 자연과 다름없습니다.”
중학교 시절 카메라라는 개인적 호기심으로부터 시작된 사진과의 인연을 타인과 공유하는 전시로까지 확장시킨 황성남 교수(중앙대 용산병원 신경외과)는 사진이 재미가 아닌 진심의 작업이라 고백했다.
치열한 의사 인생 탓에 30년 이상의 여백이 생기긴 했지만 결국 다시 카메라를 잡게 된 것도 출퇴근길에 마주한 한강의 울림 때문이었다.
인사동 갤러리 ‘가이아’에서 진행 중인 개인 사진전 ‘바람이 부르는 곳’에는 이러한 노력과 열정이 전해져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되고 있다.
전시회를 찾은 한 관람객은 “사진 속 나무에서 느껴지는 무언가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면서 “그것이 무엇인지 찾아나가는 작업이 바로 작가와 소통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작품으로 전달한 황 교수의 진심이 타인과 통하는 구석이 있다는 얘기다.
이번 작품을 기획한 갤러리 가이아 윤여선 디렉터는 “사실 놀란 것이 일반 컬랙터(수집가)들이 도록을 보고 실제 작품을 궁금해 하며 직접 와서 보기도 하고 구입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점이다”면서 “그들의 마음을 잡았다는 것은 프로라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토록 사진에 열을 내는 것은 “풍경과 사진이 주는 기대감”에서 비롯된 큰 만족감 때문이라는 황 교수는 “평일엔 병원 일에 잡혀 나갈 수 없기에 좀 더 한가한 주말을 활용해 산과 바다, 들로 출사를 나간다”고 설명했다.
특히 평소 우주나 하늘 등 자연섭리에 대한 높은 관심사 덕분에 황성남 교수의 피사체는 인물이나 변형된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대부분이다.
“최장 20여 시간까지도 계속되는 신경외과 수술에 집중 하다보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싸워야 합니다. 어렵지만 사진 역시 영혼을 담아야 작품에서 메시지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혼은 곧 생명이니 사진과 의술에는 공통점이 있는 것이죠.”
그가 필름 카메라만을 고집하고 있는 이유 또한 신중함의 연속인 수술처럼 카메라로 찍어 인화하고 사진으로 완성하는 모든 작업에 신중함을 깃들게 하기 위함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모아놓은 사진과 함께 1년 전 개인전 러브콜을 받은 이후 정성껏 준비한 개인전을 시작하고 나니 또 다시 느림과 신중함이 고개를 들었다.
황성남 교수는 “물론 사진은 계속 찍겠지만 당분간 작품을 위한 활동은 어렵지 않을까 하는 것이 지금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늦은 오후까지 계속되는 관람객들의 발걸음과 이들을 향해 손을 내미는 그의 작품은 의사-환자에서 시작된 소통 의지를 일반인으로까지 확대, 결국 그 폭을 확장시켰다.
생명을 살리는 신경외과 의사ㆍ생명의 의지를 담아내는 사진가, 그의 삶속에서 전해지는 궁극적인 메시지를 어렵잖게 추측할 수 있었다.
“순간 인간이 왜 세상에 태어났는가 하는 것에 대한 물음의 해답은 ‘만남’이었다. 우리는 먼 우주에서 왔고 만나기 위해 왔으며 그리고 다시 우주로 간다.(도록 中)”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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