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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대신 대화 천명한 병리학회 "산 넘어 산"
[ 2010년 06월 21일 03시 10분 ]
오는 7월 1일 평균 15.6% 수가인하를 앞두고 ‘생존권 위협’을 외쳤던 병리과 의사들이 일단 파업보다 대화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앞서 병리과 전공의들이 전국적으로 병원을 박차고 나와 파업에 나서는 등 강경 대응 기조를 보였던 것과 달리 한풀 꺾인 모양새다.
파업 등 강경대응 원하는 민심
지난 18일 대한병리학회과 임시총회를 통해 파업 여론을 무마시키며 정부와 협상력을 강화시키겠다고 입장을 정했지만, 아직도 민심은 ‘파업’에 무게를 두고 있다.
병리학회가 임시총회를 개최하기에 앞서, 파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파업을 원하는 목소리가 대다수였기 때문.
당장 21일부터 파업에 돌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체 응답자 322명 가운데 50%였으며, 늦어도 수가인하안이 적용되는 7월 1일부터 파업을 해야 한다는 응답자도 26%에 달했다.
전체 회원이 950명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응답자 수가 적긴 하지만, 이번 수가인하안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병리과 의사 10명 중 8명은 파업을 원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18일 임시총회의 양상은 이와 전혀 달랐다. 파업을 원하는 목소리가 전공의를 비롯해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 터져 나온 반면, 병리학회 집행부를 비롯해 각 대학 병리과 교수들은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애쓰는 모양새였다.
강경론과 온건론이 서로 맞서는 자리, 학회 집행부는 결국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정하며, 대신 28일부터 30일까지 ‘정책개발을 위한 비상대책회의’란 이름으로 일간 전국적인 워크숍을 열기로 했다.
협상력 부재 속 내부갈등 불거져
병리학회가 일단 ‘대화’로 푼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사태는 진정 국면에 접어들게 됐지만 내부갈등 봉합이란 또 다른 숙제를 남겼다.
앞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듯이 파업을 원하는 민심이 여전히 살아있는데다, 병리학회 집행부 등의 협상력 부재를 거론하는 목소리가 많은 탓이다.
일단 이번 정부의 수가인하안에 맞서 구성했던 비상대책위원회가 해체되고 특별위원회가 그 역할을 맡기로 병리학회는 이번 총회에서 공식화했다.
세 차례에 걸친 회의 끝에 병원 문 밖을 나섰던 전공의들을 불러들였을 뿐, 지금까지도 정부에 대한 요구안과 이를 관철시킬 협상팀조차 구성하지 못한 것이 주요 이유였다.
설상가상 앞서 비대위 구성 때와 마찬가지로 적극적인 활동을 약속하며 선뜻 나서는 이가 없어 특위 마저 전망이 그리 밝은 편이 아니다.
이를 지켜본 여론의 시선은 따갑다. 병리학회가 이번 수가인하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는 설문에서 1차적으로 회원들은 병리과에 대한 이해부족을 꼽았지만, 2차 책임은 학회 내부에 있다고 봤다.
245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협상력과 정보력을 포함해 병리학회 임원의 능력 부족을 꼽는 회원이 전체 33%로 가장 많았고, 수가문제에 무관심한 회원들의 문제를 거론한 이들이 32%였다.
회원 10명 중 7명은 학회 내부의 문제로 인해 이번 사태가 기인했다고 본 셈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병리과의 상대가치점수 조정 등을 협의해왔던 장세진 보험위원장(서울아산병원 병리과)이 사퇴한 데 이어, 18일 평의원회의에서는 서정욱 이사장이 사퇴를 선언했지만 회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했다.
향후 개별 행동 가능성 배제못해
관심을 모았던 부산, 경남 지역 대학병원 병리과 교수들과 전공의의 준법투쟁은 잠시 유보됐다.
병리학회 서정욱 이사장은 “우리나라 병리과 진단 업무 혼란 사태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부산, 경남에도 이 같은 뜻을 전하고 설득에 나선 결과 유보하기로 동의를 얻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학회의 이 같은 방침에 일각에서는 개별 행동이라도 보여줘야 한다는 여론이 뜨거워 앞으로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전공의 등과 같이 젊은 의사들을 중심으로, 수도권이 아닌 비수도권 지역 의사들의 여론이 그러하다.
대구의 한 대학병원 병리과 주임교수는 이날 총회에 앞서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일단 학회의 결정을 지켜보기는 하겠지만, 기대에 충족하지 못할 경우 지역에서라도 따로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를 지켜본 전라권 한 대학병원 전공의는 “총회에서 나온 결과에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며 “파업이든 아니든 뚜렷한 지침을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역시나 되돌아 온 대답은 기다리라는 것 뿐”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전공의는 “상황이 이렇게 되면 다시 한 번 전공의들이 나설 수밖에 없다”며 “이번에는 학회에서도 막을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또 다시 급변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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