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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사 결정, 의사는 아직 불안하다"
[ 2010년 06월 24일 21시 36분 ]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라는 판결만으로는 아직 불안합니다. 의사들은 언제든 기소 당하거나 소송의 피고가 될 수 있다는 부담감을 갖고 있어요."
'김 할머니' 인공호흡기 제거 1주년. 이른바 '존엄사'를 허용한 대법원 판결이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와 남겨진 과제는 무엇일까.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손명세 교수는 24일 아산정책연구원 강당에서 열린 '삶의 마무리-존엄사 논의를 넘어' 심포지엄에서 환자의 인격성을 존중하는 의료 문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의사들이 겪는 심경을 토로했다.
[사진 左]
'김 할머니' 소송 당시 세브란스병원 윤리위원회에 참여한 경험을 갖고 있는 그는 "자율성을 존중하는 원칙을 강조할 때 뒤따르는 것은 실천적 과제"라며 존엄사 논쟁이 실질적인 문제 해결로 이어져야 함을 역설했다.
연명치료 중단 문제와 관련한 우선순위가 환자의 자율적 결정이라면, 이를 통해 환자의 이익을 최대화하려는 의료진에게 적절한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절한 수단의 예로 손 교수는 ▲의료진에게 법적인 안정감 또는 구체적인 법률을 통해 지침을 제공하는 것 ▲환자를 치료하기로 결정했을 때 재정적인 압박을 극복할 수 있는 의료비 제도 ▲환자나 보호자 등과 충분히 상담하고 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정신적·시간적 여유 및 보상제도 등을 언급했다.
보라매병원 사건이나 세브란스병원 사건 같은 단일 사건과 판결만으로는 의료인들이 안정감을 느낄 수 없으며, 이러한 부담감은 결국 환자의 이익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것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다.
손명세 교수는 "의료사고에 대한 방어진료만 있는 것은 아니"라며 "아직 우리사회에서 불문율로 여겨지는 재정적 문제에 대한 고려를 진지하게 논의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무한정 치료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진료비를 치료 중단의 근거로 삼는 것을 부도덕한 행위로 간주, 실질적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것 역시 부도덕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존엄사에 대한 윤리적 고려의 핵심은 환자의 인격성 존중임을 강조했다.
손 교수는 "현대의학에서 죽음이나 죽음을 맞이하는 주체인 인격은 의도적으로 무시당하고 인격의 호소는 묵살당하고 있다"며 "죽음의 고통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더 나아가 의료인이 두꺼운 보호막을 걷어 젖히고 동참하는 것은 오늘날 첨단 의학이 해결해야 할 도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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