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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IPL 등 한의계 의료기기 수난史
[ 2010년 07월 01일 21시 53분 ]
GE헬스케어의 초음파 진단기기 판매 건으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1일 향후 진단과 순수 연구 목적에 상관없이 한의사에게 초음파 진단기기를 판매하지 말 것을 해당 업체에 요구함에 따라 의료기기 보급 원천 봉쇄에 무게가 실리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의료기기를 사이에 둔 의사와 한의사 간 다툼은 어떻게 전개돼 왔을까.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이 영역 침범에 해당한다는 의사단체 주장에 한의사들은 문명의 발달로 개발된 기기가 의사들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며 맞서고 있지만, 최근 법원은 잇따른 판결에서 의사들의 손을 들어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방병원의 CT 사용에 철퇴를 내린 2006년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이 대표적이다.
당시 한방병원이 CT를 사용한 행위에 대해 3개월 업무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며 의료재단이 보건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은 CT 사용이 한의사의 진료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의료법상 CT기기를 설치하고 등록하기 위해서는 진단방사선과 전문의 자격이 있는 의사를 고용해야 한다”면서 “한방병원은 한의사가 진료하는 곳으로 CT기기를 설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2년 뒤 한의사의 X선 촬영 논란이 불거졌다. 한방병원에서 한의사가 방사선 기기를 사용해 환자 상태를 검사해온 것이 보건소 단속에 걸렸고, 이에 한의사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기각 처리됐다.
서울행정법원은 “진료행위가 학문적 원리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라며 “방사선 기기는 서양의학에 기초를 두고 있어 인체와 질병을 보는 관점이 다른 한의사 면허로는 사용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가장 최근 판례는 피부미용기기인 IPL 기기의 한의사 사용에 종지부를 찍은 서울동부지방법원의 유죄 판결을 꼽을 수 있다.
재판부는 한의사의 IPL 시술행위는 무면허 의료행위로서 유죄에 해당한다고 결정하면서 피부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IPL 치료기법이 한의학적 원리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법원의 이 같은 태도는 그간 의료계에서 주장해온 논리와 맥이 닿는다. 이에 대해 한의계는 국민에게 정확한 병명을 진단해야 할 의무가 있는 의료인으로서 한의사의 이용 권한을 인정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 김정곤 회장은 “과거 한의사들이 청진기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제동이 걸린 적이 있지만 청진기 이용은 적법하다는 행정해석을 이끌어낸 바 있다”면서 “눈이 잘 보이지 않으면 안경을 쓰고, 더 자세히 보기 위해서는 현미경을 이용하듯 환자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진단기기를 이용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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