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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마 단계 한국 외상학, 홍콩서 배워야"
[ 2010년 07월 05일 22시 04분 ]
중증외상환자를 위한 발 빠른 대응책을 요구하는 의료계 안팎의 목소리가 높다. 제 때 적절한 치료가 이뤄진다면 살 수 있는 환자라도 10명 중 3~4명꼴로 사망하는 국내 치료체계의 열악한 현실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 보건복지부가 전국 상급종합병원 및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하는 권역외상센터 설립지원 사업에 뛰어들면서 중증외상환자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의료선진지역으로 분류되는 홍콩은 어떤 시스템과 철학을 갖고 중증외상환자를 치료하고 있을까.

최근 한국을 방문한 홍콩외상센터 레이너 교수(Timothy H. Rainer)[사진]는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외상치료는 정부 차원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잘 구축하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며 따끔한 충고를 잊지 않았다.

“한국 병원은 각 기관별로 민간·대형화돼 있어서 독립적 성격이 강하잖아요. 외상환자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빠른 시간 안에 적절한 치료공간으로 환자를 이동시키는 것인데, 그런 면에서는 분리된 체제가 효율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민간 체제로 운영되는 한국의 대형병원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외상환자를 즉각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편차가 지역·기관별로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공공의료가 중심인 홍콩은 영국과 마찬가지로 국가 차원에서 병원 관리가 이뤄진다”면서 “일종의 보건소 같은 기구가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분일초가 급한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관리 기관의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환자를 한 곳으로 모으는 집중화를 이룰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외상환자를 살리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일이에요. 그러나 누가 주도권을 갖고 제도를 추진할 것인지도 신속히 정하고, 인력을 모으면 빠르게 발전시킬 수도 있는 게 외상센터입니다.”

레이너 교수는 “외상환자가 발생하면 무조건 가까운 병원으로 데려가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라며 “최고의 의료진과 설비를 갖춘 중앙 외상센터를 권역별로 구축해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각 외상센터가 모두 같은 양질의 치료 수준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중요하다. 외상센터에 있어서만큼은 쏠림 현상을 철저히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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