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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 노령화' 학회 권력지도 바꾼다
[ 2010년 07월 06일 03시 05분 ]
노인 관련 진료비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 학회의 1차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이는 통계가 입증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상진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이 지출한 진료비 비율이 2005년 24.4%에서 2009년 30.8%로 꾸준히 늘었다.
1인당 연간 지출 진료비(2008년 기준)를 살펴봐도, 65세 이상 노인은 233만4373원으로 65세 미만 55만3989원보다 4배 이상 많았다. 65세 이상 노인 의료비는 2008년 기준으로 10조 원을 돌파했다.
노인 의료비 지출은 노인성 질환이 많아졌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또 기존 학회의 연구와 진료패턴, 정책 방향이 노인에 초점을 맞추게 한다. 환자가 많은 분야에 의료진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최근 쌍벌제 도입으로 인해 학회 살림살이가 주춤한 상황이지만 새학회는 꾸준히 태어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신생 학회는 큰 틀에서 환자군이 풍부해야 실질적 운영이 가능해 고령화 현상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고령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 학회 회원이 꾸준히 증가한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고령화는 예방의학에 관한 사회적 중요성을 부각시켰고, 의학회의 변화를 촉진했다.
고령화가 의료계에 미친 한 단면인 셈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는 의료계 학회에 깊고 세밀하게 뿌리내리고 있다.
●● 젊은 노인 관련 학회
대체로 노인과 관련된 학회는 그 역사가 10년을 넘지 않는다. 노인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지난 2000년대 전후를 기점으로 생겨났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양한 연구가 필요했고 환자가 늘어난다는 점이 학회가 발족할 수 있었던 자양분이었다.
일례로 대한노인의학회, 대한치매학회, 대한임상노인의학회 등은 비교적 젊은 학회이다. 반면 회원 수는 빠르게 증가해 의료계의 관심이 많다는 점을 입증한다.
대한노인의학회는 지난 2004년 11월 창립대회를 개최하면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 학회는 노인병에 관한 개원의들의 임상적 요구를 충족시키고자 탄생했다.
기존 노인병 관련 학회의 경우 교수 중심의 이론교육에 치중하기 때문에 급속히 늘어나는 환자를 진료하려는 개원의들의 요구를 다 수용하기 어려웠다.
이욱용 노인의학회장은 “대한민국이 고령사회 진입문턱에 와 있고, 오는 2018년에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실제 개원가에서 노인병에 대한 진단과 처치를 교육할만한 학회가 없다는 불만이 많았었다. 학회가 이러한 기대에 부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 발족한 대한치매학회도 마찬가지다.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진 알츠하이머(치매)에 관심이 커지면서 학회는 성장을 거듭했다. 미국 유수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환자는 오는 2050년 전 세계 인구 85명 중 1명, 1억 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알츠하이머 증가는 노인 인구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데, 국내 65세 이상 고령자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가 이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30년 한국의 노인 인구 비율은 G20개국 중 4번째로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2030년이 되면 전체 국민 4명 중 1명이 노인이다.
이 같은 시대 흐름을 타고 치매학회는 지난 2002년 150여 명의 회원으로 출발해 최근 850여 명으로 회원이 급증했다. 일반회원을 포함하면 1000여 명에 육박한다.
김범생 치매학회장은 “알츠하이머는 고령화와 매우 밀접한 질환으로 환자가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라며 “의료계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관심이 많은 만큼, 많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시대상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임상노인의학회는 10년이 넘어 비교적 오랜 역사를 가졌지만, 학술대회에 많게는 600여 명 이상이 참석하는 등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새로 생겨난 학회도 있다. 대한노인재활의학회는 지난 3월 발족했다. 한태륜 초대 회장은 “노인 질환과 관련한 의학회가 있지만 노인 재활에 대한 전문적인 학회가 없었다”며 “앞으로 노인재활의 구심적 역할을 하겠다”고 창립 배경을 설명했다. 요양병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등 의료계 현장 상황이 급변하기 때문에, 이러한 시대상을 조정해줄 전문학회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당시 창립총회에는 사전등록만 200명이 넘었다고 한다. 학회는 그만큼 노인재활에 대한 의료계의 관심이 컸기 때문이라고 봤다.
●● 노인 관련 학회 주목 왜
학회 관계자들은 ‘노인 관련 의학회가 증가한 것은 환자군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팽창한 의료시장에서 노인 환자들의 다양한 니즈(needs)를 충족시키려면 전문학회 필요성도 커진다는 논리이다.
이에 대해 김범생 학회장은 “치매가 대표적이지만, 노인과 관련된 학회는 사회적 요구를 뒷받침하는 경향이 있다”고 해석했다.
학회 주요 구성원인 개원가의 움직임도 크게 작용한 듯하다. 실제로 개원가는 돈이 되는 진료에 빠르게 반응하고, 그에 따른 개원의사들의 요구도 비례해 늘어나는 추세다.
일례로 고령화와 밀접한 재활의학과의 경우 전문의 몸값이 수년간 크게 높아졌고, 전문적인 교육에 대한 수요도 늘었다.
지방 중소병원 한 원장은 “쉽게 생각하면 노인 환자가 많기 때문에 전문의 몸값이 올라가고, 관련 의료시장이 커지는 것이다. 어려움을 겪는 개원의나 중소병원은 이러한 환경에 민감하다”며 “관련 의료시장이 커지면 전문적인 학회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지 않냐”라고 말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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