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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잖던 교수님, 술자리서 女제자 희롱하면?"
[ 2010년 07월 08일 21시 57분 ]
#1.
평소에는 점잖지만 회식만 가면 옆에 여자 전공의를 앉히고 술 따르기를 강요하며 허벅지에 손을 얹기도 하는 교수가 있다. 오늘 회식 자리에서 수석 전공의가 아래 연차 여자 전공의에게 그 교수에 옆에 가서 앉으라고 한다. 이 모습을 보고 어떻게 할 것인가?
#2.
폐암이 의심되는 환자가 있다. 우측 결절에서 조직검사를 하기로 했는데, 좌측 결절에서 조직검사를 하고 말았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실제 진료 업무나 의국생활에서 빈번히 접할 수 있는 윤리적 갈등. 이 같은 상황에서 전공의들은 어떤 판단과 결정을 내릴까.
#1에서 상당수 전공의들은 의국원끼리 대응 방안을 논의하거나(36%) 향후 수석전공의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22%)을 택했고, #2의 경우 담당교수에게만 보고 후 지시를 기다린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는 한국의료윤리학회지 최신호에 발표된 '상황 제시를 이용한 윤리적 갈등상황에 대한 전공의 의식 조사' 결과를 분석한 내용이다.
연구진이 소속 대학병원과 대한전공의협의회를 통해 전국 총16개 대학병원 및 수련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 1187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실수에 대한 대처와 보고, 교수와의 관계 등 다양한 상황에서 흥미로운 답변이 나왔다.
#1에서 교수의 만행을 '모르는 척 한다'는 의견은 12.5%였고 나머지는 어떤 형태로든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타 의견으로는 '옆자리에 앉는 사람을 바꾼다'(10명), '여자 전공의에게 알려주고 주의하도록 한다'(5명)가 제시됐다.
#2에서는 담당교수에게 보고한다는 응답(63.7%) 외에 환자에게 사실대로 설명 후 조직검사를 재시행한다는 응답이 22.6%로 뒤를 이었지만 '환자나 보호자에게 조직이 부족한 것처럼 설명하고 다시 시행한다'는 의견도 12.8%에 달했다.
'한 제약회사에서 병원 근처 식당 5곳에서 식사를 하고 이름을 기록해 놓으면 나중에 한꺼번에 계산을 해주기로 했다고 수석전공의가 말한다. 교수들은 모른다'는 상황에서는 응답자의 약 70%가 지정해준 식당을 이용하겠다고 답했고, 이용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21.9%였다.
'이상형에 가까운 이성환자가 치료에 대한 감사표시로 밖에서 만나자고 하는' 상황에서는 거절한다는 응답이 61.7%, 식사만이라면 수락한다는 반응이 20.3%, 사귈수도 있다는 의견이 17.1% 순이었다.
환자와의 사적인 만남에 대해 60%만이 거절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환자 또는 보호자와의 사적-공적인 경계선 유지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병원의 상하관계, 특히 의국 문화가 전공의들의 의사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아직도 하급 전공의들의 적절한 수면·식사·휴식 등 기본 권리를 제한하거나 정신적·신체적 폭력 등 바람직하지 못한 조직문화 계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발생해도 위계질서에 의해 이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거나 고발하기보단 조직에서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 융화·적응하는 것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음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연구진은 "환자 진료 및 연구에 있어 윤리적 감수성과 판단기준, 전문가로서의 책무성을 배양하기 위해 전공의 교육과정에서 의학윤리 교육과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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