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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연봉제 앞둔 국립의대 교수들 '혼란'
[ 2010년 07월 09일 22시 17분 ]
[기획 下] 우리 사회에서 내로라하는 ‘철밥통’ 직업으로 인식되는 국립대학 교수의 연봉체계에 개혁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월 교과부에서 밝힌 국립대학의 성과연봉제 실행이 7월에 박차를 가해 입법 예고되고 대통령 재가를 얻어 빠르면 9월초부터 실행하게될 예정이다. 교수들이 제로섬 게임으로 부르는 이번 방안이 시행되면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연봉을 자랑하는 국립대 의대 교수들도 결코 그 자리를 유지할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방안이 국립대 의대 교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봤다.[편집자주]

교과부에서 진행 중인 국립대 교수 성과연봉제 시행이 7월 들어 가속도 붙기 시작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8월까지 대통령 재가를 받아 9월에 시행하겠다”고 말했지만 교수사회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국립대 교수 집단 발발 움직임

교과부는 올 2월 성과연봉제 실시 발표 후 지난 6월부터 권역별 성과연봉제 도입 설명회를 열었다. 하지만 교수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지난 4월부터 진행된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하는 전국교수서명운동’에 8400여명의 교수가 참여해 도입에 반대하는 뜻을 밝혔다.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김형래 교수는 “과연 대학 교수의 성과를 1년 단위로 계량화해 평가할 합리적이고 객관적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냐”며 “단기적으로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 모르나 대학 사회에 극심한 분열을 조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3일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 총장세미나에서 국공립대총장협의회는 ▲평가 기준 설정의 어려움 ▲제로섬 방식 등을 이유로 성과연봉제 도입 강행 반대 의사를 밝혔다.

교수사회의 반발이 크고 충분한 준비가 안됐기 때문에 시행 초기에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제도 도입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며 시기를 내년 이후로 연기하거나 원하는 대학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자는 설명이다.

“교수 서열화 넘어 근본적 경쟁력 고취 방안으로 진행돼야”

성과연봉제 입법예고 소식에 국립대 의대ㆍ의전원 운영 대학 측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구체적 내용파악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교과부에서 시행하기로 했다면 받아들이겠지만 평가의 기준에 관해 심도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지방대 의전원 관계자는 “아직 내용에 관해 교수들은 잘 모르고 있다. 그러나 큰 흐름이 성과연봉제로 간다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이미 의전원 차원에서 업적평가를 통해 등급별로 성과급을 나누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관련 기준만 잘 정비한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의전원 시행 본연의 목적이 기초의학분야 활성화였는데 지금까지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왕 성과연봉제를 시행할 거라면 기초의학 분야 교수들에 대해 특별 평가 기준을 마련해 기초분야 활성화의 한 방향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방적인 줄 세우기식 평가보다는 인용도, 톱저널 등재 등 가중치를 현실성 있게 마련해 기초의학분야의 근본적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다른 대학의 의전원 원장은 “대학에서 자율로 기준을 결정한다고 하지만 중앙에서 밀어붙이는 식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다는 것에 교수들이 반감을 갖는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기초, 임상으로 나뉘는 의학ㆍ의과학 교수들의 특성상 먼저 기준에 관한 얘기를 꺼내는 것이 매우 거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 의과대학장은 “각 과와 전공별로 구조가 다르고 이에 따라 시수와 논문 수량이 다른데 이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은 합리적이지 못한 방안”이라고 지적하고 “교수들 간의 갈등이 생길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성과연봉제를 시행중인 서울의 한 사립의대 학장은 “임상교수들에게 연구까지 강요한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지방대의 경우 전공의 부족 등 기초분야 연구 여건이 취약한 곳이 많은데 국립대가 성과 연봉제 도입을 통해 기초의학분야 평가 기준을 어떻게 마련할지 큰 고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목적 없는 성과 연봉제 의학전문대학원 도입과 같은 결과 낳을 것”

전국교수연합회 박병덕 교수(전북대 독어교육학)는 “이번 성과연봉제 도입 시도가 의대ㆍ의전원 도입과 같은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덕 교수는 “교과부에서 시도하고 있는 성과연봉제 도입의 목적이 무엇인지 의심스럽다”며 “성과연봉제를 통해 ‘국공립대학 경쟁력 강화’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교과부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교수는 교과부의 ‘의전원 제도 전면 백지화’를 예로 들며 “현실을 무시하고 많은 비판이 있는 제도를 강압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설명하고 “구성원의 의견을 무시하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한다면 같은 결과가 되풀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의학전문대학원 대학 자율운영 방침에 따라 학내 의대 교수들간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성과연봉제 도입이라는 변수가 더해진 국립의대가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종학, 한명훈기자 webmaster@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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