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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옥상 가면 볼수있는 '돌핀'
[ 2010년 07월 16일 22시 11분 ]
삼성서울병원에서 가장 높다는 본관 옥상. 철옹성마냥 굳게 닫힌 철문이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가로막는다.

이유는 하나, 제주도까지 비행이 가능한 우리나라 유일의 의료용 민간 헬기 ‘돌핀’, 식별번호 HL9274가 그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처럼 도서지역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나 생명의 불씨가 되살아나기를 기다리는 장기이식 환자를 위해 돌핀은 항상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제든 비상을 할 수 있도록.”

삼성서울병원 응급항공의료팀장을 맡고 있는 송형곤 교수(응급의학과)[사진]는 돌핀 앞에 서서 애정 어린 시선을 듬뿍 보냈다. 검은 코가 길쭉이 빼어져 나온 모습이 돌고래를 닮았다고 ‘돌핀’이란 별명을 붙여줄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척박한 국내 항공의료 역사에서 ‘전설’이라 불러도 과하지 않을 정도로 우리나라 곳곳을 누비며 환자의 아픔을 어루만지게 해주는 ‘녀석’이 대견하기만 하다.

삼성서울병원의 의료용 헬기 ‘돌핀’은 삼성이 공익사업을 위해 지난 96년 처음으로 모습을 선보였다.

당시 대당 60억원에 달했던 헬기를 응급상황에 처한 환자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했던 재단은 최근 몇 년 사이 두 배가 넘는 돈을 들여 새로운 기종을 바꾸고서도 헬기 유지 및 이용에 따른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송 교수는 “돌핀이 한 번 뜨게 되면 시간당 2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며 “물론 의료진에 대한 인건비는 처음부터 당연히 책정되지도 않았지만, 누구도 군말 없이 일종의 사명감을 가지고 헬기팀 근무에 자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증 환자에 대한 관리까지 가능하면서 장거리 비행까지 가능한 우리나라 유일의 의료용 헬기 돌핀. 주로 가는 곳은 어디일까.

송 교수는 지역별로 단연 제주도를 꼽았다. 나머지 도서산간은 헬기의 접근 자체가 아예 어려운 만큼 제주도를 가장 많이 찾는다고. 물론 여기까지 가는 헬기가 돌핀이 유일한 것도 이유라면 이유다.

다음으로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창원이다. 의료원 산하 병원과의 교류가 많은 만큼 삼성창원병원이 단일 병원으로선 자주 찾는 곳이란다. 여기에 협력병원과의 상호교류 확대 차원에서 요청이 있을 경우 거리가 아무리 멀다하더라도 헬기 프로펠러는 힘차게 돌아간다. .

송 교수는 “일주일에 1~2건씩, 한 달이면 5건 정도 비행을 하곤 한다”면서 “헬기 특성상 기상 조건의 제약이 많아 자주 뜰 수 없어도 환자가 언제 발생할지 몰라 항공의료팀이 항시 대기 중”이라고 전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항공의료팀으로 활동하는 것 역시 쉽지만은 않다. 경험 있는 응급실 의사 가운데 항공생리학을 따로 교육받은 뒤 1주일에 걸친 적응훈련서 견뎌내야만 최소한 헬기를 탈 자격요건이 생긴다.

송 교수는 “멀미에 어지간히 자신 있다는 사람들도 몇 번 시험 삼아 헬기를 타고나면 고개를 가로젓기 일쑤”라며 “그만큼 고되지만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다는 기쁨에 모두들 즐거운 마음을 헬기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유일무이하다시피 한 위치 덕에 고민 역시 만만치 않다. 분단 현실 속에서 환자를 구하는 일이라도 행정당국과 군당국에 일일이 보고를 해야 한다. 더욱이 한시가 급한데도 비행 도중 해가 질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허가조차 나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

송 교수는 “한 번은 장기기증자가 마침 나타나 응급수술 환자가 여럿 기다리고 있었는데 일몰 시간이 임박해 헬기 이륙 허가가 쉽사리 나질 않더라”며 “그래도 환자가 우선이기에 사정에 사정을 거듭해 겨우 헬기를 띄워 장기 이송을 마칠 수 있었다”고 옛 기억을 더듬었다.

뿐만 아니라 막상 헬기를 통해 환자를 이송해 오더라도 가뜩이나 붐비는 병동 탓에 병실 잡기도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라고.

고된 길을 걷는 만큼 송 교수는 분명한 꿈이 있다고 했다. 아직은 정착이 될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시작 단계에 불과한 응급항공의료가 우리나라에서도 꽃피게끔 하는 게 그의 목표란다.

송 교수는 “국내에는 수많은 헬기가 존재하지만 돌핀과 같이 항공의료시스템을 갖춘 헬기는 손에 꼽을 정도”라며 “그만큼 제대로 된 연구가 없기에 돌핀과 함께 하는 동안 이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관련 시스템 보급에 나설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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