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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한 의사들 양심 노리는 'O파라치'
[ 2010년 07월 18일 21시 25분 ]
1997년 8월 31일. 영국의 왕세자빈 다이내나 빈이 파파라치를 따돌리다가 교통사고로 죽은 사건 이후 국내에서도 관심을 갖게 된 파파라치(Paparazzi). 유명인들을 몰래 따라가서 사진을 찍어 돈을 받고 신문에 파는 직업적 사진사를 이르는 이 단어가 국내에서는 포상금을 노리고 현장을 쫒는 ‘신고포상꾼’으로 통용된지 오래다. 최근에는 영파라치(영화 불법업로드), 실파라치(실업급여 부당수령), 성파라치(성매매법 위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의사 역시 신고포상꾼 파파라치의 주요한 타깃에 속한다. 일반 경범죄에 비해 전문직인 의사와 연계된 포상금 액수가 큰 만큼, 의파라치들이 곳곳에서 의사를 노리고 있다.

리파라치

의사를 노린 포상꾼 중 단연 으뜸은 바로 리베이트를 신고하는 리파라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6월 리베이트를 받거나 제공하는 행위를 신고하는 경우 최대 1억원에서 3000만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 리파라치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공정위는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비춰 부당하거나 과대한 이익을 제공 또는 제공할 제의를 해 경쟁사업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는 행위를 리베이트 제공행위로 정의했다.

아직까지 포상금을 받은 리파라치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포상금 액수가 큰 만큼 지금 이 순간에도 리베이트 현장을 노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부파라치

부당청구를 신고하는 부파라치의 경우 의사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상대다. 부당청구의 고의성 여부에 대한 기준이 세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포상금 제도가 시행되는 만큼 의사들은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더욱이 부당청구 신고포상제 한도액이 일반인 500만원, 요양기관 종사자는 최고 3000만원까지 포상금을 받을 수 있어 의사들은 안팎으로 부파라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물론 단순착오청구 등의 경우 지급범위에서 제외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무분별한 신고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부파라치 경계는 필수다.

특히 직원과의 갈등은 내부공익신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평상시 내부 인사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실제 부패방지위원회는 지난 2005년 진료일수를 부풀리는 등 부당청구를 한 병원을 신고한 부파라치 등 4명에게 총 4385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한 바 있다. 이들은 모두 전현직 직원이었다.

세파라치

의료기관에 대한 세무정책이 강화되면서 병의원에도 탈세를 노리는 세파라치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 4월부터 의사, 치과의사 등 전문직 사업장에서 30만원 이상 거래시 현금영수증 발행 의무화가 시작, 병의원 역시 세파라치들의 사정권에 들어갔다.

특히 정부는 병의원의 현금영수증 발급 의무조항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위반사실 신고자에게 해당 미발급액의 20%를 포상금으로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다만 포상액은 건당 300만원, 연간 1500만원을 넘지 않도록 했다.

쇠파라치

입원실을 운영하고 있는 원장이라면 쇠고기 원산지 표시 여부를 감시하는 ‘쇠파라치’도 주의를 해야 한다.

정부는 ‘농산물품질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병원 등 집단 급식소에서 쇠고기 원산지를 의무적으로 표시토록 했다.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았을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하고, 허위로 표시하거나 혼합 위장판매를 하는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정부는 원산지 의무화 정착을 위해 최대 200만원의 포상금을 걸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감시 및 단속을 유도하고 있다.

쇠고기 원산지 표시 관련 신고를 하는 쇠파라치는 원산지 허위표시 물량가치가 500만원 미만이면 10~50만원, 허위표시 물량가치가 500만원~10억원이면 100만원~200만원을 받는다.

사파라치·산파라치

현재 성행하는 여러 의파라치 외에도 등장을 예고하는 파파라치들이 있다. 우선 의료계의 고질적 병폐인 사무장병원 척결을 위한 사파라치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사협회는 올해 초 사무장병원 척결 방안으로 사파라치 제도를 도입하고 건보공단, 심평원과 공동대책위를 구성, 강제 조사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사무장병원은 개원가의 열악한 의료환경을 더욱 피폐하게 만드는 만큼 ‘사파라치’를 통해서라도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는게 의협의 의지다.

오는 11월부터는 산재보험 진료비 부당청구에 대한 포상금 제도가 도입 되면서 산파라치의 등장도 예상된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산파라치 제도 도입을 공식화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산재보험급여, 진료비를 부당하게 지급받은 사람을 신고하는 경우 지급된 보험급여의 5%(상한액 500만원, 하한액 1만원)을 포상금으로 지급한다.

단 신고자 1인데 대한 누적 지급액은 2000만원을 초과할 수 없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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