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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뛰어넘는 아우 병원들 청출어람(靑出於藍)
[ 2010년 07월 21일 03시 22분 ]
그랜드오픈 이후 급부상 고대 구로병원

지난 1983년 300병상 규모로 개원한 고대 구로병원은 10년 전부터 100%에 가까운 병상가동률을 기록, 입원 대란이라 불릴 정도로 만성적인 병실부족 현상에 시달려왔다.

이에 고대의료원은 1600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감행해 2008년 연면적 8만m²(2만4200평)에 총1050병상을 갖춘 대형병원으로 구로병원을 탈바꿈시켰다. 서울 서남부관 거점병원으로의 도약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수가, 외래 및 입원환자 수, 병상가동률 등 모든 진료실적에서 개원 이래 최고 성과를 보이고 있는 구로병원은 요즘 잔치 분위기다. 전년 대비 신환 및 초진환자 25%, 일평균 환자 14%, 월 수익이 10%이상 늘었고 흉부외과 폐암·식도암 수술건수도 60~70%가 껑충 뛰었다.

그랜드오픈 이후 두드러진 구로병원의 성장세는 고대 안암병원의 기록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최근 안암병원 일일 외래환자는 4518명, 구로병원이 4165명으로 엇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양 기관의 외적인 수치는 비슷해도 매출 대비 수익률은 구로병원이 월등히 앞선다는 주장도 나온다. 고대의료원 관계자는 “교수들 습관 때문인지 구로병원이 안암병원 보다 관리비나 재료비 등의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 매출 대비 수익에서 정확히 2배 차이가 날 정도”라며 “대대적 리모델링 이후 확실히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영시스템 혁신’ 분당서울대병원

경기도 성남시 일대 환자층을 끌어 모으고 있는 분당서울대병원은 서울대병원이 가
진 브랜드 파워에 효율적 운영 시스템을 접목한 알짜 경영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2005년 5월 서울대병원 최초의 분원으로 개원해 화제를 모은 병원은 당시 하루 외래 2700명 기준으로 설계됐지만 넘치는 환자를 감당하지 못해 최근 대대적인 증축을 결정했다.

현재 일평균 4600명의 외래환자가 분당서울대병원을 찾고 있으며 일평균 입원 900명, 월 수술건수는 2500건에 육박한다. 최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약 7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분당서울대병원은 매년 두 자리수 성장을 기록하며 연간 100억원 이상 흑자를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과는 전략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제공하려는 목적으로 정립된 기업 품질경영 기법인 6시그마를 병원 경영에 도입하고, 연봉제 실시 및 조직 슬림화를 통해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절약한 데서 비법을 찾을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다른 병원의 1/3 수준으로 인건비가 유지돼 상대적 부담이 적다. 주변 시세상 환자들의 의식수준이 강남 정도로 넉넉한 것도 또 다른 강점”이라며 “1인실과 특실을 원하는 환자가 넘쳐나 운영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순천향대 부천·천안병원 위상 업(Up)

순천향대 부속 부천병원과 천안병원은 서울병원에 앞서 발레 파킹 제도를 도입해 주차난에 따른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서울 한남동에 소재한 순천향대병원이 고질적인 주차대란을 겪으면서도 공간 부족 및 시스템 문제로 해당 제도 도입을 고사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풍경이다.

지난해부터 지역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으로 승격한 순천향대부천병원은 올해 초 별관 증축공사에 돌입, 2011년이면 1000병상대 대형병원으로 거듭나게 된다.

부천병원 홍대식 병원장은 “내년 초 증축이 완료되면 대기시간 단축을 위한 외래진료실과 전문센터 등 진료시설이 대폭 확충될 예정”이라며 “교직원들이 직접 환자가 돼 불편이 어떤 것이지 직접 체험하고 개선안을 반영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리서 명성 떨치는 한양대 구리병원

부속병원의 고무적인 성장세는 앞서 언급한 병원에 그치지 않는다. 3~4년 전 한양대
병원이 심각한 적자 사태에 직면했을 때 구리병원이 한대의료원을 ‘먹여 살린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 정도로 구리병원이 지역에서 얻고 있는 명성은 대단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양 기관은 10%대의 소폭 흑자를 나란히 기록해 아우가 형을 앞지르는 형국은 벗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한양대의료원 고위 관계자는 “원래 병원이 처음 개원하면 구성원들이 젊고 의욕적인 특성으로 인해 인건비는 적게 들고 효율은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구리병원의 경우 이제 개원한지 15년 정도 돼서 상승세가 주춤할 때가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립대 최초 JCI 인증 화순전남대병원

올해로 개원 6주년을 맞은 화순전남대병원은 암센터 집중 육성과 체계화된 통합진료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지방병원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최근 발간된 전남대학교병원 암등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전남대병원과 화순전남대병원에 신규 등록된 암환자는 모두 5만165건으로 매년 12.7%씩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수술건수 또한 1998년 460건에서 2007년 3535건으로 매년 25.4%씩 늘었다.

병원이 개원한 2004년부터 수술 등 암치료 기능이 화순전남대병원으로 이전된 것을 고려하면 이 같은 상승세는 화순전남대병원의 공이 크다는 분석이다. 현재 화순전남대병원은 13개에 달하는 암 클리닉을 갖추고 있다.

화순전남대병원 송은규 원장은 “개원 이후 수익이 매년 10%씩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아무래도 쾌적한 시설에 훌륭한 서비스를 갖춰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며 “지금까지 외적 성장에 주력해왔다면 앞으로는 진정한 환자 중심 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병원은 지난 3월 국립대병원 최초이자 국내에서 3번째로 JCI(국제의료기관평가 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인증을 획득했다. 평가단이 최종 평가를 마치면서 “화순전남대병원은 지금까지 경험한 중에서 가장 훌륭한 점수를 받았다”고 극찬했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전남대병원은 근래 JCI 인증 워크숍 설명회를 갖고 화순전남대병원 관계자를 초청해 노하우를 전수 받았다. 앞서 나가는 ‘아우’로부터 한 수 배운다는 자세다.

“본원도 안주말고 본발해야 생존하는 시대 도래”

병원계에서는 분원이 신축 건물의 쾌적한 환경과 브랜드 네임밸류의 이점을 두루 갖춰 안정적인 환자층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어디에 진출하더라도 본원이 쌓은 신뢰로 말미암아 해당지역 환자를 어렵지 않게 끌어들일 수 있고, 새 건물이라는 보다 진보된 환경이 편의성을 더하기 때문이다.

분원 관계자는 “아무래도 깨끗한 건물에 최신시설을 갖추니 환자들의 만족도가 본원을 앞서는 것 같다”면서 “어차피 한지붕 아래 같은 병원이지만 동생이 너무 잘나가면 형님 병원이 질투하기도 한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전했다.

본원에 잘못 뿌리내린 비효율적 운영 시스템 등을 보완해 개원 시 새로운 제도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젊은 인력이 투입되면서 인건비 부담이 낮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강점으로 꼽힌다.

다른 관계자는 “분원으로 발령받은 젊은 교수들은 수술이나 외래 등에서 좀 더 활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뚜렷하다. 추진력이 있고 의욕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게 눈에 보인다”며 “본원도 제자리에서 안주하지 말고 분발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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