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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외과 의사 독특한 '4개 외국어' 도전기
[ 2010년 07월 20일 22시 11분 ]
궁금했다. 다른 사람들은 1개도 힘들다는 외국어를 4개 씩이나, 그것도 50이 넘은 나이에 섭렵한 비결이 정말 궁금했다. 분명 비책이 있음을 확신하고 인터뷰 시작부터 대뜸 비결을 물었다. 헉! 돌아온 답은 ‘꾸준함’. 지극히 교과서적인 답변으로 인한 당혹감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이감으로 바뀌고 있었다.그랬다. 50이 넘은 그가 어학원이 즐비한 강남의 학원가에서 ‘외국어 고수’로 통할 수 있었던 비법은 ‘꾸준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편집자주]
처음 시작할 때 다들 불가능하다고 말했어요, 나이도 있고 수술시간에 쫓기는 흉부외과 교수에게 외국어 공부가 가당키나 하겠냐는 시선이었죠.
하지만 열정과 꾸준함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수 있다는 진리를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평범하고도 어려운 진리는 현실이 됐고, 이제 그 진리를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서울대병원 김원곤 교수는 ‘꾸준함’이 지극히 평범하고 식상한 비결일 줄은 모르지만 이를 실천하기는 불가능에 맞닿을 정도로 어렵다고 설파했다.
김원곤 교수는 저명한 흉부외과 의사이자 몸짱 교수, 술 전문가로 이름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그의 몸은 꾸준한 운동으로 관리해 군살 하나 없이 매끈하다. 20~30대 남자 전공의들도 그의 연구실에 걸린 나체사진(?)을 보면 바로 위축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탄탄한 몸을 유지하고 있다.
‘술’ 역시 김원곤 교수를 논(論) 함에 빠뜨릴 수 없는 요소다. 그 앞에서 ‘술을 논(論) 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김 교수는 술의 전문가다. 주량도 주량이거니와 술에 대한 지식 역시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김원곤 교수는 술과 관련된 식견과 정보를 칼럼으로 옮겨 독자들과 공유한다. 서울대병원 웹진에 기고하는 ‘김원곤 교수의 술 이야기’는 술 마니아 세계에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특히 그는 국내 최초로 미니어처 술병 홈페이지를 개설했는데, 방문자만 2300명이 넘었으며 방명록에는 국내뿐 아니라 외국 마니아들의 글도 수 백건 올라와 있다.
또 지난해에는 한국 최초로 흉부외과 수술을 받은 환자가 을사오적 중 한 명인 이완용이었다는 기록이 담긴 ‘상해 감정서’를 발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본업인 의사로서도 흉부외과, 심장병, 심장수술에 관한 전문서적을 8권이나 펴냈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음을 부연하는 것 자체가 사치일 정도다.
이처럼 영역을 넘나들며 독특한 삶을 살고 있는 그가 또 한 번 세상을 놀래켰다.
이번엔 운동도 술도 역사도 아닌 ‘외국어’
7년 전 지천명(知天命)인 50줄에 접어 들면서 ‘더 늙기 전에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외국어 공부. 지금 그는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4개 외국어를 ‘고급 수준’으로 구사한다.
사실 김원곤 교수는 다른 것은 몰라도 외국어는 젬병이었다. 물론 서울대 의과대학에 입학할 실력이었으니 영어시험 점수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문법과 독해뿐이었다. 특히 ‘F와 P’, ‘B와 V’의 발음 조차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발음에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었다.
“강의 시간에 학생들이 10분마다 한 번씩 웃음을 터뜨렸을 정도였습니다. 한 때는 심각한 발음 콤플렉스에 빠진 적도 있었어요.” 그런 그가 4대 외국어 도전에 나선 것은 ‘50대도 할 수 있다’는 명제를 세우고, 또 그것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뒤늦은 외국어 공부가 쉬울리 만무했지만 그는 식지 않은 열정과 ‘꾸준함’으로 차근차근 외국말을 섭렵해 나갔다.
김원곤 교수는 출퇴근 지하철에서 어김없이 외국어 공부에 몰입했다. 그의 겉옷 양쪽 주머니와 가방에는 전자사전 2개와 프랑스어 사전이 늘 들어 있었다.
또 주말마다 영어를 제외한 2개 외국어를 번갈아 학원 고급반에서 공부하며 감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물론 이런 모습은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하다.
김원곤 교수는 지난 7년 동안 외국어 공부를 하면서 느꼈던 보람, 에피소드 등을 담은 ‘50대에 시작한 4개 외국어 도전기’라는 책을 펴냈다.
김 교수는 이 책에서 외국어 공부의 비법이 아닌 도전정신을 담아 내고자 했다. 때문에 혹자들이 정복기나 비법책으로 오인하는 것을 우려했다.
“공부에 비법은 없습니다. 열정과 꾸준함 만이 필요합니다. 바로 이 메시지를 주고자 책을 만들었습니다. 부디 많은 분들에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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