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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탈퇴하는 건국대병원 노조
[ 2010년 07월 22일 21시 41분 ]
건국대병원 노조가 결국 실리를 택했다. 의료 관련 국내 최대 산별노조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소속 지부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탈퇴해 한국노동조합총연맹으로 적을 옮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건국대병원 노조는 22일 저녁 “상급단체를 민주노총에서 한국노총으로 바꾸는 조직형태 변경 건에 대한 투표를 진행한 결과 가결됐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7월 21일부터 이틀간 휴직자를 포함한 조합원 929명 중 90.2%인 838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783명(93.4%), 반대 52명(6.2%), 무효 3명(0.4%)으로 한국노총으로의 변경을 가결시켰다.
이는 압도적인 투표율과 찬성 수치로 조합원들의 한국노총 카드 선택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건국대병원 정경섭 노조지부장은 “우리 조합원은 명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내 임금, 내 근로조건이 중요하다”면서 “노동조합의 존재이유는 조합원의 권익을 지켜내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근로조건 개선보단 정치세력화에만 집중돼 있는 그간의 행보에 명분과 원칙을 찾을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정치파업에 차출되는 것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이 극에 달했다”면서 “중앙의 정치세력을 만드는데 조합원들의 불만이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 조합원은 “정치파업에 차출되는 대상은 거의 간호사가 많다. 부담일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뒷받침했다.
특히 그동안 1년에 20만원씩의 조합비를 내 상급단체에 50%를 보낼뿐만 아니라 매년 투쟁기금을 별도로 걷어 1억원이 훨씬 넘는 조합비가 나가고 있지만 실제적인 조합원들의 이익 관철에는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하는 것에서 촉발돼 노조간의 갈등 같은 노동조합 취대 위기가 복수노조 찬성으로 인해 예고되고 있으나 현실적인 대안책이 없다는 상황이 한국노총으로 발길을 돌리게 했다.
실제로 정경섭 노조지부장은 “상급단체라고 하면 우산 역할을 떠올린다. 이를 위해서는 대정부 협상과 같은 정치력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정치적 뒷받침은 한국노총이 더 있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결국 건국대병원이 대화와 타협, 실용주의 노선을 빗겨간 그간의 민주노총 행보에 반기를 들며 ‘실리’을 택한 것이 앞으로 병원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가 최대 관건이 된 셈이다.
건국대병원뿐만 아니라 민주노총 탈퇴 도미노가 사회적인 현상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 소재 대형병원의 대부분이 민주노총 소속임을 감안할 때 병원계 역시 이에 반응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건국대병원 관계자는 “노조가 아무리 조합원을 완벽히 지켜준다고 해도 이는 불가능하다. 노조변경은 특히 병원의 경우 결국엔 상급자가 아니라 고객이 결정하는 것이다”면서 “명분만 부르짓는 시대는 종료됐다. 이번 기회를 통해 병원 내 노조의 위치, 역할 재검토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경섭 노조지부장이 “상급단체에 휘둘리지 않는 현장중심의 상생 노동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다짐한 가운데 상급단체 변경으로 인해 임금을 비롯한 실질적인 근로환경개선 수준 등에 변화가 있을지 향후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한편, 이에 대해 보건의료노조는 19일 “병원이 ▲임금 두 자리수 인상 ▲전임자 임금문제 해결 ▲3년마다 생일자 동남아 여행 ▲100명 자동승급 등의 조건을 내세워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하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 조합원 측은 흑색선전이라고 일축했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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