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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적 거세, 의학적 진단기준 마련돼야"
[ 2010년 07월 26일 22시 11분 ]
아동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 높아진 가운데 성욕 감퇴 약물을 투여하는 소위 '화학적 거세법'으로는 범죄예방효과가 미흡, 실효성 확보를 위한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1년 후 시행되는 이 법안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성도착증 환자에 대한 진단기준 및 평가 주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시됐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경만호)와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은 26일 오후 2시부터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화학적 거세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 내년 7월부터 시행되는 '상습적 아동 성폭력범의 예방 및 치료에 관한 법률'은 13살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에게 주기적으로 성욕을 감퇴시키는 약물을 투여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아동 성폭력 방지를 위해 도입된 이번 법안의 취지에 적극 공감대를 형성했다.
실제 이수정 경기대학교 대학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화학적 거세법은 성범죄자들에게 처벌 위주의 사회적 대응에서 치료, 관리적 모델을 제시하는 최초의 시도"라며 "이 법이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어린이 대상 성폭력 범죄 예방에 기념비적 의미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는 소위 ‘화학적 거세법’이 올바른 방향으로 정착될 수 있는 방안들이 제안됐다.
신의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는 "성충동억제 약물치료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성도착증 환자를 진단하는 기준, 평가의 주체 등 평가과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물치료 대상자를 선별할 때 정신의학적, 심리학적 평가과정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지만 현재 나와있는 진단기준은 주로 서양인을 대상으로 만들어져 있으므로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진단기준 및 진단 과정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경환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강제적 화학적 거세는 자기결정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신체 기능의 일부를 일시적으로 불능화하는 조치이므로 대상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전자발찌·치료감호·신상공개 등 다른 처벌이 존재함에도 치료대상자 동의도 요하지 않는 강제적 화학적 거세는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와 성충동약물치료 대상자 범위가 겹치는 부분은 중복처벌 및 과잉입법의 소지를 문제삼기도 했다.
화학적 거세법 시행 이전에 효과적인 약물치료 프로그램 마련을 촉구하는 의견도 나왔다.
이수정 교수는 "약물치료시 대상자에 대한 약물의 적합성 판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치료 대상자 선별, 평가방법 등에 대해 치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약물투약이 지니는 범죄예방효과는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환 변호사는 "화학적 거세는 약물치료를 중단할 경우 성기능이 회복되므로, 오히려 주된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 부분은 심리치료이며, 약물치료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인식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리치료의 필요성에 대해 신의진 교수도 "성범죄를 교정할 때 약물치료를 시행하는 의사 뿐만 아니라 담당공무원, 심리치료에 관여하는 임상심리사 등 전문인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관리하고 학문적·임상적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조직 및 제도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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