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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어린이들 얼굴천사 한국인 의사
[ 2010년 07월 29일 21시 42분 ]
“얼굴 기형이 있어도 고칠 수 있는지 몰랐고, 설사 고칠 수 있더라도 경제적 여유가 없어 대부분 수술을 포기하기 일쑤입니다. 단지 그런 이유로 가슴에 멍울을 품고 사는 어린이들이 어느 날부터 너무나 많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휴가를 반납한 채 베트남 얼굴기형 어린이를 돕기 위해 봉사활동을 다녀온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백롱민 교수(진료부원장).
[사진]
지난 1995년부터 지금까지 2700여 명의 베트남 어린이들에게 밝은 미소를 되찾아주고서도 아직도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는 표정이다.
백 교수는 “할 수만 있다면 더 많은 환자를 만날 수 있는 기쁨을 가질 수 있을 텐데 그러지 못하는 게 늘 마음에 걸린다”면서 속내를 털어놨다.
세민얼굴기형돕기회, 15년간 2700명 지원
백 교수가 처음 얼굴기형 어린이 환자를 돕기로 한 것은 지금은 은퇴했지만 같은 성형외과 의사였던 형, 백세민 박사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80년대 말부터 얼굴기형 환자를 돕기 위해 나섰던 백세민 박사가 전국을 돌며 봉사활동을 펼치는 것을 보고 뜻을 같이 하기로 한 것이다.
백 교수는 “처음에는 한두 명씩 지원을 해주다가 점점 후원자들도 늘면서 이를 보다 체계적으로 해보자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됐다”면서 “마침내 95년 형의 이름을 따 세민얼굴기형돕기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사단법인 형태로 세민얼굴기형돕기회가 설립되면서 참여하는 동료 의사들도, 후원자도 늘면서 자연스럽게 사업의 범위도 넓혀지게 됐다. 바로 해외봉사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15년째 이어온 베트남과의 인연
그렇게 시작된 해외봉사는 자연스럽게 베트남에서부터 시작됐다. 세민얼굴기형돕기회 설립 준비가 한창이던 92년 당시, 전쟁의 기억을 뒤로 하고 베트남과 재수교를 맺는 것을 바라본 터였다.
백 교수는 “아무리 수교를 맺었다고 하더라도 처음부터 호의적인 반응을 보일까 반신반의 했었다”면서 “그래도 봉사활동으로나마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겠다싶어 일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예상외로 베트남 정부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수도통합병원격인 베트남의 108국군병원 의료진들이 나서 세민얼굴기형돕기회와 함께 하기로 하면서 이후 과정은 순조로웠다.
“덕분에 지금까지 별 탈 없이 봉사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진료부원장이란 보직까지 맡고 있는 상황에선 환자이외에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행복한 순간인 셈이죠.”
베트남에서의 15년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대체로 순조롭게 15년의 세월을 보내왔지만, 그래도 아찔했던 순간도 몇 차례 있었다고 백 교수는 떠올렸다.
워낙 낙후된 지역만을 찾아다니는 탓에 수술이 고생스럽기는 지금도 마찬가지고, 환자들의 의식이 뒤따라오지 못하는 것도 여전한 탓이다.
“단적인 예로 이번 봉사활동에서 전신마취 환자들에게 금식을 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지만 의료진 몰래 식사를 했던 아이가 마취에서 깨어나면서 구토를 시작하는 바람에 깜짝 놀랐었죠. 아직 의사들에 대한 신뢰 보다 민간요법 등에 의존하는 경우도 더러 있어 진료에 예기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기에 늘 긴장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백 교수는 단순히 고기를 잡아주는 것만이 아니라 고기를 낚는 법을 가르치는 일에도 관심이 많다고 했다.
베트남을 갈 때마다 여러 후원단체로부터 받은 의약품과 소모품, 장비까지 일체 기증하고 돌아오는 한편, 해당 지역 의사들을 현지에서 또는 그가 속한 분당서울대병원으로 불러와 교육을 시키는 일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단다.
백 교수는 “예전처럼 봉사활동이라해서 단순히 진료만 보고 오는 것이 아니라 봉사에 있어서는 수단을 가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면서 “자연스럽게 후원자들을 연결시켜주는 일에서부터 교육 등 각종 방법으로 베트남의 얼굴기형 어린이를 돕기위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고 말했다.
봉사에 은퇴란 없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백 교수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봉사에 있어서만큼은 은퇴할 생각이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특히 베트남의 어린이들과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은 북한의 얼굴기형환자들을 돕기 위한 작업도 계속 추진 중인 만큼, 힘이 닿는 한 봉사활동을 계속할 것이란다.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식구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지금이 바로 더 열심히 뛰어야 할 때이기도 하고요. 베트남뿐만 아니라 북한은 물론, 환자들이 찾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도우러 갈 생각입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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