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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브레인(Brain) 시프트' 경희 이용걸 교수
[ 2010년 08월 02일 03시 00분 ]
지난 7월 2일. 경희의료원(원장 배종화)은 지난해부터 대대적으로 준비한 비전선포식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대학을 비롯 의료원 전 직원들이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는 다부진 각오를 공언하면서 출발점에 섰다.

변화의 기로에 선 경희의료원은 올해 초 한차례 크나 큰 내홍을 겪었다. 이로 인해 병원장 이하 주요 보직자들이 바뀌는 등 최근 새롭게 캐비넷을 꾸렸다.

주목되는 부분은 의사가 아닌 행정직이 맡아오던 경영지원실장(구 종합기획조정실장)에 정형외과 이용걸 교수가 임명됐다. 교수가 핵심 보직을 맡으면서 병원 의료진과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지배적 시각과 맞물려 임상진료와 병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 등이 교차하고 있다.

그런 측면인지 당사자인 이용걸 교수도 경희의료원 발전과 궤를 같이 하게 된 것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듯 보였다.

이용걸 교수는 국내 견주관절 분야의 대가로 꼽힌다. 실제 경제지 포보스코리아에서 대한민국 100대 명의에 선정되는 등 이 분야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지금껏 학문과 진료에만 전념해 온 삶을 살았다.

그런 그가 최근 변화 중이다. 바로 ‘환자와 진료’에 대한 생각에서 조금 벗어나 ‘병원경영 및 행정’으로 ‘브레인 시프트(Brain shift)'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시간과 생각(Think)의 상당한 비중, 즉 관심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몇십년 굳어진 생활 습관을 바꿀려고 하다보니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경영지원실장으로서 첫 시험대는 바로 ‘낮은 자세’와 ‘소통의 중요성’을 가슴깊이 새기며 업무를 수행해 나가는 것으로 정했다. 자신의 직책이 조정과 대화를 통해 봉합점을 찾아야 하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의료원 발전의 최상극점을 지향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용걸 실장은 “그동안은 견주관절 분야의 학문적인 고민만 해왔다면 최근에는 병원경영, 병원행정에 대한 개념부터 깊이 생각하게 됐다”며 "용어도 생소한게 너무 많아 지금은 머리를 비우고 다른 걸로 채우고 있는 중”이라고 고백했다.

이용걸 교수는 사실 경희재단과 인연이 깊다. 경희고등학교와 경희의대를 거쳐 경희의료원까지 그의 인생 절반 이상이 ‘경희’와 함께 동고동락한 셈이다.

이런 그가 볼 때 경희의료원이 예전의 명성을 다시 찾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갖고 있어야 할까. 평교수가 아닌 의료원의 중책인 경영지원실장으로서 그는 '설렁탕 뚝배기론(論)'을 펼쳤다.

삼성서울병원이나 서울아산병원처럼 재벌병원의 백화점 방식이 아닌 ‘설렁탕 뚝배기’ 같은 은근하고 깊은 인간미가 넘치는 병원이 되는 것을 경쟁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용걸 실장은 “경희의료원이 삼성, 아산처럼 큰 백화점 방식으로 갈 수는 없다. 고객에게 인사만 하며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다가가 손을 끌고 진료실까지 가주면서 환자가 가려워하는 곳을 직접 긁어주는 ‘설렁탕 뚝배기’같은 맛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발을 딛고 있는 경희의료원과 그가 그릴려고 하는 경희의료원 미래는 간극이 생각보다 클지 모른다. 'Power shift' 대신 'Brain shift' 하고 있는 이용걸 교수의 열정과 노력이 이 간극을 좁혀 놓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노은지기자 nej3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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