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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평생건강정보 구축사업 무산 '위기'
[ 2010년 08월 06일 03시 00분 ]
개인의 평생 건강정보를 기록, 환자 선택에 따라 모든 병원에서 관련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추진해 온 EHR(Electronic Health Records) 사업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5년부터 5년간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연구 결과물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임상현장에서 적용되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먼 게 현실이다.
5년간의 연구, 마무리 적용 단계 돌입
가천의대길병원은 최근 EHR핵심공통기술연구개발사업단(이하 EHR 사업단)과 연구산출물을 병원에 적용하는 협약을 맺었다.
현재까지 개발된 국가 주도 표준 인프라(표준 통합의료용어와 데이터 모델)를 길병원에 도입, EHR 사업단의 마무리 연구로 길병원에서 총체적인 시스템 적용을 해보자는 것이다.
길병원측은 “소화기질환 연구센터를 개소해 연구의 중점 범위인 소화기질환 환자의 생체신호 정보를 포함한 국제 표준 임상 정보를 축적할 것”이라며 “이들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을 조기 진단, 치료하는 U-헬스 서비스의 효과를 검증해 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국 어디서나 언제든 환자의 건강정보를 관리 기록한다는 측면에서 길병원에서 이뤄지는 이번 연구는, EHR 사업이 앞으로 모든 질병 관리로 대상을 확대될 수 있을지 가능성을 잴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그러나 문제는 국가적으로 EHR 사업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길이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경우 EHR 사업을 맡고 있던 의료정보화사업추진단이 지난해 해체되면서 사실상 이 분야와 관련해 손을 놓고 있는 상태이다.
연구를 진행 중인 EHR 사업단 역시 오는 10월 연구용역기간이 종료되면, 실제 적용단계에서는 추진동력을 발휘할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
EHR 사업단 한 관계자는 “EHR 사업단이 일단 연구그룹이란 점에서 그동안 EHR과 관련한 연구작업을 완성하는 데 목적을 둔 단체일뿐”이라면서도 “다만 현재로서는 그동안의 사업 내역을 인수인계할 대상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대신 이 관계자는 “복지부 등 정부 정책 결정이 중요하긴 하지만 일단은 의료정보와 관련해 관심있는 단체, 학자들을 위해 연구내용을 책자 또는 CD로 만들어 배포할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복지부 또한 답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복지부 한 관계자는 “EHR 사업단의 연구가 아직도 진행 중이고 10월에 종료되는 만큼 아직은 업무 분담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확실치 않다”면서 “그러나 의료기관간의 정보교류를 EHR 사업의 핵심으로 보면,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에서 업무의 일부를 담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EHR 사업단이 5년간에 걸쳐 연구결과물을 임상현장에 적용하는 것 역시 불투명하다.
사업단이 그동안 내놓은 연구결과는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이를 우리나라 의료계 전반에 걸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뒤따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단적인 예로 용어 표준화 문제가 걸림돌이다. 의료현장에 쓰이는 용어의 표준화는 EHR 사업의 핵심으로 환자의 건강정보를 관리하기 위해선 의료기관간 반드시 통일돼야 하나 실제 각 병원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의료정보 담당 교수는 “국가적으로 EHR을 하려면 용어표준화가 필수”라며 “그러나 각 병원마다 자체 EMR을 개발하는 등 서로 다른 기준으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를 되돌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대한의료정보학회 한 관계자도 “지금으로서는 정부의 지원 없이 병원 자체 예산만 가지고 EHR 사업에 쓰일 국가표준을 따르라는 것은 무리”라며 “재정적 지원과 더불어 병원계 전체가 이 문제를 두고 의논해야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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