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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원 존폐 초미 관심 속 '프리-메드' 촉각
[ 2010년 08월 16일 22시 00분 ]
많은 의학전문대학원의 의과대학 복귀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의전원 존폐 여부가 학부 과정에도 영향, 의ㆍ치전원이나 약대 진학 등을 목표로 설립됐던 프리-메드(Pre-Med) 과정에 큰 타격이 생길 전망이다.

의ㆍ치전원과 신설 약대 등이 늘어나면서 몇 해전부터 대학가에는 기초의과학부, 프리-팜ㆍ메드(Pre-PharmㆍMed)학과, 인재학부 등 각기 다른 이름으로 프리-메드 과정 신설 열풍이 일었다.

교육 제도 정책 방향과 맞물려 대학들도 앞다퉈 학부ㆍ학과를 개설해 늘어나는 수요를 받아들이는 등 학부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코자 했던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러한 학부 및 과의 정체성은 일부 연구자 양성을 제외하면 의ㆍ치전원과 약대 진학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대학자율로 맡겨진 이번 의ㆍ치의학 제도개선 계획 결과에 따라 학부 교육 근간이 흔들리게 된 것이다.

이미 관련 과정이 있는 대학들은 문제점을 파악해 정원 조정을 비롯한 수시모집 보류, 커리큘럼 개편 등의 대책을 하나 둘 내 놓고 있는 상태지만 급변하는 교육 정책 방향에 대한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의전원ㆍ약대 진학 불투명…급변하는 정책 문제제기

대구가톨릭대는 CU인재학부의 2011학년도 수시모집을 하지 않기로 결정, 의학계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기초 의치ㆍ약학전공 정남호 주임교수는 “기존에는 수시모집에서 50%의 신입생을 선발했으나 이번에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정시모집에서도 정원 감축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대구가톨릭대 CU인재학부 1, 2학년생 중에는 상당수가 의전원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어 학내 불안감은 높은 실정이다.

그는 “물론 현재 재학생들에게는 피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의전원 존폐 문제가 논란이 되자 허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약대의 경우도 통 6년제 전환 얘기 등으로 사실상 진학이 어려워지게 돼 교수, 학생, 학부모들 모두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CU인재학부 소속 한 대학생은 “학부를 개설해서 신입생을 받기 시작했으면 제도적인 밑받침이 확실히 돼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줘야하는 것이 맞지만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제도가 무너지고 흔들리니 불안감이 높다. 하지만 학생들은 그저 따라갈 수밖에 없는 약자일 뿐”이라며 학내 여론을 대변했다.

조선대 기초의과학부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100명 정원을 가지고 있었지만 학부 운영과 의대 복귀와 같은 학제전환 등에 대한 우려로 정원감축을 계획하고 있다.

기초의과학부 기근홍 학부장(조선의대 교수)은 “정원 감축은 확실히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의전원 역시 의대 전환에 대한 고민이 크기 때문에 어떠한 결정도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2, 3학년 학생들의 진로방향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그는 “의전원 진학을 위한 관련 학과들이 많이 있지만 의대가 당장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정원 역시 소규모다. 2, 3학년생들이 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 같다. 의전원을 바라보고 있는 고1, 2학년생 역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교육정책 급선회에 대한 아쉬움이 무엇보다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근홍 학부장은 “학부는 정책적으로 만들어졌다. 의전원으로 완전전환할 때 내부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교과부 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돼 화가나고 아쉬움이 크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정책 따라 우후죽순 생겨났던 학부, 자정작용 기회

이처럼 프리-메드 과정이 있는 대학들의 고민이 높아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정책 방향에 따라 우후죽순 생겨났던 학부교육의 자정작용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생겨나고 있다.

약대를 새롭게 개설하게 된 덕성여대의 경우 프리-팜ㆍ메드학과를 약대 진학에 무게중심을 두고 학과 운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덕성여대 이용수 입학처장은 “제약공학과 등 약대를 보강할 수 있는 체질 개선 등도 고려될 수 있다”면서 “의전원의 경우 100% 의대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고 이러한 상황에 맞춰 균형을 잡아간다면 필요성도 존재할 것이며, 우후죽순 생겨났던 관련 학과들 역시 자정작용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책에 따라 만들어진 과정이기에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약점을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학문융합 차원이 아닌 의전원 진학을 위한 학원 수준으로 전락해서는 안 될 것이란 우려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협회 관계자는 “미국 프리-메드처럼 사회에서 필요한 인력을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양성해 궁극적으로 의학교육 질을 높이는 결과를 기대하지만 한국은 정체성조차 확립되지 못했다”고 꼬집으면서 “시간을 두고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대학 내 심도있는 고민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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