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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행사 망신" vs "의사 죽이는 제도 자랑은 사기"
[ 2010년 09월 08일 21시 40분 ]
"당신은 곧 한국에서 의사들의 파업과 건강보험공단의 도산을 보게 될 것이다. 만약 당신들이 의사를 노예로 만드는 방법을 굳이 배우고 싶다면 여기에 머물러도 좋다."

8일 서울 프리마호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아시아, 태평양, 아프리카 및 중동 지역 국가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국제연수과정'에 참석한 각국 전문가들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의 건강보험제도를 배우기 위해 이 곳을 방문했지만 같은 나라에서 동일한 제도를 두고 '극단적'으로 상반된 태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행사장에는 피켓이 눈에 띄고 한국 의사로 보이는 한 사람은 이 연수과정을 두고 "불합리한 한국의 건강보험을 해외에 '광고'하는 것은 사기에 가까운 부끄러운 일"이라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 右]

전국의사총연합 노환규 대표의 1인 시위에 이어 9일에는 개원의 10여 명이 참여하는 집회까지 예고, 공단과 전국의사총연합회의 대립각은 더욱 날카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노환규 대표는 행사장을 직접 찾아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진행했으며 일부 참석자들이 관심을 보인 가운데 호텔측이 도중에 이를 제지하면서 일단락된 것으로 전해졌다.

갑작스러운 전의총의 행보에 당황한 곳은 단연, 공단이다. 행사를 총괄하고 있는 공단 정책연구원은 "현재 경찰측과 접촉하고 있다. 집회로 인해 행여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공단 관계자는 "국제적으로 위신을 추락시키는 행동이다. 이는 공단만을 무시한 것이 아니라 한국의 건강보험제도를 모델로 삼고 이를 배우기 위해 방문한 각국의 관료들과 전문가들까지 모조리 무시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국제연수과정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4년부터 진행돼 왔으며 올해에는 역대 최다국인 22개국이 참가했다. 특히 각국의 보건부 장차관, 의사, 교수 등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대거 몰렸던 만큼 기대가 컸다는 것이 공단측 설명이다.

무엇보다 WHO/WPRO(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사무소), UNESCAP(UN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이사회) 등 국제 기구까지 공동 주최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되려 한국의 이미지를 훼손시키는 것이라고 분개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한 나라의 보건·복지를 책임지는 정책 입안자들이 참석하는 자리에서 이 같은 행동은 경솔했다고 본다"면서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에 대해 누워서 침 뱉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행사장에서 만난 전의총 노환규 대표는 "현재 당연지정제와 낮은 건강보험수가로 인해 의사들은 거의 노예화가 돼 가고 있는데 이를 '자랑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행사 소식을 알게 된 것은 바로 전날이었지만 의견 수렴을 거친 끝에 실행에 옮기게 됐다는 것.

노환규 대표는 "건강보험제도는 의사 고혈의 토대 위에 이뤄진 한시적인 제도이기 때문에 오래갈 수 없다"며 "정책 사업이라는 어떤 목적을 가진 계획이 아니라 의사로서 당연히 이의를 제기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9일 정형근 이사장의 '국민건겅보험공단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한 강연에 맞춰 예정대로 집회를 이어갈 것이다. 다만, 마지막날까지 시위를 벌이진 않겠다"라고 언급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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