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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일본 실패에서 타산지석 삼아야"
[ 2010년 09월 12일 08시 13분 ]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NIPH, National Istitute of Public Health) 연구원들이 '치료-> 예방'이라는 한국의 보건의료 패러다임 전환이 한순간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대회의실에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NIPH 공동 주최로 열린 ‘건강위기관리(health Risk Management)적 관점에서의 보건의료제도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NIPH 연구원들은 한국이 추구하려고 하는 예방적 관점으로의 보건의료 패러다임 전환에 대해 신중하고 꾸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건강보험재정에 대해서’라는 주제발표를 한 NIPH 오카모토(Etsuji OKAMOTO)연구원은 “일본에서는 의료비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계층인 Old-old(후기고령자) 세대에 대해 2008년부터 건강보험을 분리해 적용하고, 주치의제를 도입했으나 국민들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혔다”면서 “정당들이 집권을 위해 공약을 바꿀 정도로 예방적 치료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부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오카모토 연구원은 “주치의 제도는 'Gate Keeper'역할을 하는 등 건강보험 재정 및 질환 관리 측면에서 아주 좋은 제도이지만 일본에서는 대국민 홍보 등 정부 차원에서의 노력이 부족해 ‘정부가 환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려 한다’는 국민들의 불신을 잠재우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에서 주치의제도를 성공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이 제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는 작업이 충분히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일본의 의료제공체제’로 주제발표를 한 쿠마카와(Toshiro KUMAKAWA) 연구부장은 “한ㆍ일 양국 국민들 모두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예방적 관리 시스템에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정부의 계획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의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쿠마카와 연구부장은 “서류상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일들이 현실에서 가능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며 “보건의료 정책을 예방 정책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이 시점에서 성공적으로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수많은 반발과 저항을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건보재정 타개 위해 '세대 내 부양' 개념 필요"
세미나에 참석한 스가하라 연구원은 “일본은 지금 소득은 정체돼 있지만 의료비 지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악어의 입’(crocodile's mouth: 소득과 의료비 지출 그래프를 묘사한 표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고령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한국도 이런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가하라 연구원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과거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적은 고령인구를 부양하는 구조였으나 이제는 적은 젊은 층이 많은 노인들을 부양해야 한다”면서 “이런 시대적 변화에 따라‘세대 내 부양’이라는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젊은 층은 자신들이 고령이 됐을 때 사용할 비용을 적립하기에도 바쁘다. 따라서 이제는 한 세대가 다른 세대를 부양해야 한다는 개념이 아닌 ‘세대 내 부양’시스템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젊은 세대가 고령인구의 사회적 보험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각 세대 내에서 소득을 적절히 분배하고, 필요한 사회보험을 걷어 해당 세대에 재분배하는 방식이 앞으로 꼭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스가하라 연구원은 또 “치료에서 예방으로 의료시스템을 바꾸기 위해서는 예방 정책에 국민들을 꾸준히 참여시키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건강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계층을 어떻게 만성질환 관리 및 예방이라는 영역으로 끌어들일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하고 “또 이들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건강관리에 참여시킬지, 이들을 관리할 의료인력에게는 어떤 인센티브를 통해 동기를 부여해야 하는지, 관련 대책을 철저히 세워야한다”고 조언했다.
최종학기자 haga8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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