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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전문의 없는 병원서 환자 사망 책임은…
[ 2010년 09월 14일 03시 05분 ]
응급의료법이 정한 응급실 당직전문의 상주기준을 어긴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환자가 대처미숙으로 사망했다면 병원과 의료진 모두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부산고등법원 제2민사부(재판장 김용석)는 최근 부산 K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환자 박(69,여)모씨의 유가족들이 K대학병원과 응급실 의사(레지던트 2년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3000여만원씩 배상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사망한 환자 박모씨는 지난 2006년부터 다발성 골수종 및 다발성 척추압박 골절로 부산 모 대학의료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2007년 5월 갑자기 숨이 차고 답답한 증상이 있어 부산 K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응급실 소속 인턴은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심전도 검사를 실시해 급성심근경색이 의심될만한 동성빈맥에 ST분절의 변화 및 T파가 역전되는 변화를 관찰했다.
그러나 이후 처치를 맡은 레지던트(2년차) 정모씨는 심전도 검사 결과에도 급성심근경색을 진단하지 못했고 입원 후 1시간 30분이 지난 뒤에야 적극적인 대처에 나섰으나 곧 환자가 의식을 잃고 입원 4시간 만에 사망했다.
유가족들은 “환자에게 급성심근경색 증상이 확연히 나타나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응급전문의가 아닌 비전문의(레지던트 2년차) 정모씨가 치료를 담당하는 등 의사와 사용자인 병원 모두 사망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현행 응급의료법에는 응급기관 등급별로 전문의 상주기준을 두고 있으며 병원이 수련병원으로 지정된 경우 전문의 상주를 레지던트 3년차가 대신할 수 있도록 돼있다.
법원은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의사 정모씨가 응급실에서 처치를 맡아 심전도 검사 및 여타 혈액화학 검사에서 나타난 급성심근경색 징후를 정확하게 진단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항혈전제, 항허혈제 투여 및 관상동맥우회술 등 심근경색에 대한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한 점이 인정된다”며 의료과실을 인정했다.
이어 재판부는 “레지던트 정모씨의 사용자인 학교법인 병원도 환자의 사망으로 유가족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사망한 박모씨가 타 대학병원에서 금성심근경색이 동반될 수 있는 다발성 골수종 치료를 받아왔던 점, 사망 당일 K대학병원 응급실을 처음 찾았던 점, 응급실 도착 초기 활력징후가 좋았으나 이후 갑자기 상태가 악화돼 진단에 어려움이 있었던 점을 들어 피고들의 책임을 각각 40%로 제한한다”고 판결했다.
최종학기자 haga8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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