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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차의료 활성화 '전담의제+별도 수가' 가닥
[ 2010년 09월 14일 22시 00분 ]
의료계의 최대 관심사인 일차의료 활성화 방안은 '일차의료 전담의제도' 도입을 전제로 별도 수가를 산정해주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고혈압과 당뇨 등의 생활습관질환을 1차 의료기관이 진료하도록 유도하고, 관련 전담의 교육을 수료한 의사에게 수가를 보존하는 방식이 유력하다는 것.
그러나 의료계 내부적으로 주치의제도 도입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하는 만큼, 상당한 설득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의사협회 송우철 총무이사는 1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일차의료 활성화 방안'을 설명했다.
이번 활성화 방안은 의협과 복지부가 지난 6월 9일 의정간담회 직후 발족한 의정협의체가 조율한 내용이다. 의협은 지난 11~12일 시도의사회장단에도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송우철 총무사는 "전체 의사의 80% 이상이 전문의인 상황에서 일차의료를 전담할 의사를 양성하는 것이 활성화 방안의 핵심이라는 인식"이라며 "지금부터 매년 1000명을 배출해도 10년 이상이 걸린다. 재교육을 통해 전담의를 육성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송우철 총무이사는 "일차의료 전담의사는 내과와 가정의학과 등 특정 진료과와는 상관이 없다"며 "현재 전문의 30% 이상이 진료과목을 표방하지 않고 진료 중이다. 이런 의사들을 흡수해 전담의로 활동하도록 돕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의정협의체는 이를 위해 관련 의학회에 의사 교육프로그램과 질환 선정 등에 관한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전담의제 교육은 의료계를 대표해 의협이 맡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송우철 총무이사는 "일차의료 전담의제가 활성화 방안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며 "1차 의료기관으로 환자가 몰렸을 때 불편함이 생기지 않도록 진료의 질을 관리하는 방안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질 관리 방안은 현재 5개 안팎의 대안이 논의 중이라고 송 이사는 전했다.
송 이사는 활성화 방안 도입에 따른 경제적 가치에 대해선 최대한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의료계가 납득할 만한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활성화 방안이 가닥을 잡으면서 이익이 충돌할 수 있는 병원계가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도 관전 포인트다. 하루 수천 명의 환자가 몰리는 대형병원의 경우 만성질환자와 경질환자가 1차 의료기관으로 옮겨가면 수익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병원계가 일차의료 활성화 방안에 난색을 보일 것이란 의견이 많다. 송 이사는 "이번 방안은 의료기관의 기능을 재정립하자는 것이 핵심이며 2~3차 병원에 대한 논의도 따로 진행될 것"이라며 "의료 생태계적으로 보면 일차의료가 정리돼야 2~3차 병원의 역할도 확실해진다. 종별 역할분담을 정립하는 의미로 보면 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전담의제, 주치의제 절대 아니다"
의협과 복지부가 3개월간 논의한 활성화 방안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이제 관심사는 주치의제에 대한 우려를 어떻게 해소하느냐이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전담의제가 주치의제 전단계에 불과하며, 이를 수용할 경우 활성화 방안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송우철 총무이사는 이러한 시각을 의식한 듯 "일부에서 전담의제를 주치의제로 해석하지만 절대 상관이 없다"며 "주치의는 별도로 등록을 하고 비용을 지불한다. 하지만 전담의제는 이러한 부담이 없어 성격이 틀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등록비를 받지 않기 때문에 인두제 전환도 없다. 주치의제 연장선에서 볼 필요성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특정진료과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의견에 대해선 "내과와 가정의학과가 아니어도 희망하는 의사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전담의제가 지불제도 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도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 원하는 의사에 한해 시행하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송우철 총무이사는 "이러한 내용을 시도의사회장들에게 보고했고, 방향성에 대해서 지지를 얻었다"며 "다만 주치의제로 오해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약제비 본인부담률 차등·의대 정원 축소도 논의
의정협의체는 세부적인 항목으로 의료기관 종별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약제비에도 적용하고, 의과대학 정원을 축소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의료기관 종별에 따라 본인부담금이 다른 것을 약제비에 적용해 만성질환자와 경질환자를 1차 의료기관으로 유도하자는 것.
이 제도가 채택되면 만성질환자와 감기 등의 경질환자는 대형병원을 이용할 경우 부담이 더욱 커진다.
의과대학 정원 축소의 경우 의협 측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의사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못 미치더라도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게 때문에 수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기본진료료 요양기관 종별 차별 폐지, 초재진 진찰료 산정기준 개선 등도 논의했다.
이들 사안은 별도 TF를 구성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일부 사안은 건정심 제도개선 소위 소관이어서 실현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송우철 이사는 "의정협의체에는 복지부와 의료계뿐 아니라 시민단체, 노동계 인사 등도 참여했다"며 "어느 정도 공감대는 형성된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일차의료 활성화 그동안 어떻게 논의했나]
일차의료 활성화가 논의 테이블에 오른 것은 작년 9월경이다. 정부가 작년 7월 원격의료를 입법예고 하면서 의료전달체계 왜곡을 주장하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당시 의료계는 "의료전달체계 개편이 시급한 상황에서 원격의료를 도입하면 1차 의료기관의 사정이 더욱 열악해진다"고 주장했다. 또 작년에 개정한 의료법 3조에 의료기관 종별을 규정한 것을 근거로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의료계의 주장은 복지부 과제로 선정돼 작년 11월부터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올해 상반기 의료계를 뜨겁게 달군 리베이트 쌍벌제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관행적으로 1차 의료기관으로 흘러간 리베이트를 6~7000억원 정도로 추산한다. 쌍벌제로 이러한 환경이 사라지게 되자, 의료계는 합당한 수가 신설을 요구했다. 의료계와 정부의 물밑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지난 3월부터 수차례 미팅을 갖고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3개월간의 협이 끝에 지난 6월 9일 당시 전재희 복지부 장관과 경만호 의협 회장이 의정간담회를 갖고 일차의료 활성화를 공론화했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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