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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서민 정책기조, 의료계는 딴나라 얘기"
[ 2010년 09월 15일 22시 10분 ]
“피 끓는 절규를 해 보지만 매번 공허한 메아리로 되돌아 옵니다. 친서민, 친중소기업이 정부의 정책기조라는데 병원들에게는 전혀 와 닿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벌써 수 년째다. 경영난으로 고충을 겪어온 중소병원들이 이제 한계에 달한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비상사태라도 선언해야 할 상황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지난해 이 맘때 일선 병원들의 어려움을 전하던 대한중소병원협의회 권영욱 회장의 모습에서 나타나던 ‘우려’가 이번엔 ‘울분’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제 정말 지쳐간다. 불합리한 정책으로 연간 수 십개의 중소병원이 문을 닫고 있지만 정부는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정부의 푸대접에 울화가 치민다”
그랬다. 중소병원들은 그동안 고충을 토로하며 정책 개선을 요구했지만 달라진 상황은 아무것도 없었다.
간호인력난, 숨통 터 줘야!
먼저 중소병원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문제는 바로 ‘간호인력’.
지난 2007년 간호등급 차등제 실시 이후 중소병원들은 간호사를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했고, 무려 80%가 넘는 병원들이 기본 등급 이하로 분류돼 패널티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인센티브가 약속된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대형병원들이 간호사를 싹쓸이 해 가면서 상대적으로 근무환경이 열악한 중소병원들은 간호인력난 늪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것.
중소병원들은 간호사의 연봉을 올리며 채용 노력을 해 봤지만 대형병원으로 간 간호사들이 돌아올리 만무했다.
특히 대형병원들은 갓 대학을 졸업한 간호사들까지 합격 후 대기발령까지 내가며 간호사의 씨를 말렸다고 중소병원들은 토로했다.
권영욱 회장은 “간호사를 구하려고 해도 채용이 불가능한 상황을 정부도 잘 알고 있으면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제는 특단의 조치를 내려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회장은 간호등급제 폐지, 개선, 해외인력 수입 등 다양한 방법 중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인력 기준에 간호조무사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물론 간호계 측에서 조무사 활용 부분에 강한 반감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전면 허용 보다는 조건부 허가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우선 비수도권 지역 중소병원, 비종합병원, 중증환자 비율이 낮은 병원 등에 대해 우선적으로 간호조무사를 간호인력에 포함시켜 달라는 주장이다.
권영욱 회장은 “작금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대한민국 의료의 허리가 부러질 것”이라며 “간호인력난이 극심한 병원들에게 우선 숨통을 터줘야 한다”고 피력했다.
중소병원도 중소기업, 차별 안될말!
권 회장은 중소병원계가 처한 어려움의 원인을 그동안 정부의 정책 지원 대상에서 소외돼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상당수 중소병원의 형태인 의료법인은 학교법인과 사회복지법인에서 운영하는 의료기관과 함께 비영리법인으로 분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세제혜택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비영리법인으로 분류되는 의료법인의 세제를 동일 비영리법인인 학교법인과 사회복지법인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는게 권영욱 회장의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권 회장은 "의료가 노동집약적산업 임을 감안, 중소기업 정책자금 적용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상시근로자 수 300명 미만 또는 매출액 300억원 이하에 해당하는 의료기관은 중소기업으로 분류되지만 실질적인 지원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의료법인의 경우 아예 중소기업 범위에도 포함돼 있지 않아 중소병원 대부분이 정책자금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실제 의료기관은 △중소·벤처 창업자금 △경영혁신자금 △구조조정자금 △긴급경영안정자금 등 중소기업에게 제공되는 정책자금 혜택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권영욱 회장은 "의료법인도 중소기업 범위에 포함시켜 정책자금 지원 등 일반 중소기업에게 제공되는 모든 정책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 외에도 노동부 고용창출지원사업의 대상에 의료기관을 포함시켜 줄 것과 부대사업 허용, 의료전달체제 확립, 의료채권발행 허용 등을 주문했다.
권 회장은 "위기에 처한 중소병원계 구제책으로 수가인상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실현 가능성이 없다면 정책적인 지원이라도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국내 의료산업에서 차지하는 중소병원들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이들 병원을 살리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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