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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공직자는 정신과 진료도 못받냐"
[ 2010년 09월 17일 21시 41분 ]
대한신경정신과학회와 대한신경정신과의사회는 지난 9일 청와대가 발표한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시스템 개선안' 중 자기 검증서 내용 가운데 ‘정신과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는가?’ 라는 항목을 삭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한신경정신과학회와 대한신경정신과의사회는 17일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비난했다.

대한신경정신과학회 오병훈 이사장은 “이번에 발표한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과 청렴성을 검증하는 자기 검증서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는가?’ 라는 항목은 마치 정신과에서 진료를 받으면 공직자 임용에 결격 사유가 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며 “항목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오병훈 이사장은 “그 항목은 적절치 못한 것으로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해 정신과 진료에 대한 거부감과 편견을 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성명서에 따르면 이미 자기검증서의 다른 항목으로 문제 사항을 충분히 걸러낼 수 있으며, 자기검증서의 개인사생활 관련 분야에 ‘치료 중인 질병이 있습니까?’ ‘최근 5년간 입원치료 경험이 있습니까?’‘공무 수행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질병/장애가 있습니까?’라는 항목을 통해 주요 질환에 대한 선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성명은 "그럼에도 이 같은 항목은 정신과 진료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강화시켜 심각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대한신경정신과의사회 노만희 회장은 “우리사회에는 정신과 질환과 진료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강하게 존재해왔다. 그러나 국민 인식의 변화로 최근에는 아동기 주의력결핍장애, 부부상담, 단순불면증, 진로상담 등 공직수행과는 전혀 무관한 가벼운 심리적 문제만으로 정신과를 방문하는 사람의 수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신과 진료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인권적 차별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 회장은 “정부는 해당 항목이 정신과 진료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을 조장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며, 학회와 의사회는 이에 해당 항목의 삭제를 요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고위공직자의 정신건강에 대한 염려가 있다면 후보자만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관련 건강검진을 받게 하는 것이 좋겠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김도경기자 kimd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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