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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선 총에 맞고 한국선 폭행 다반사 의사들
[ 2010년 09월 17일 11시 45분 ]
최근 의사를 타깃으로 한 살해 및 폭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의료인 신변보호의 필요성이 다시금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범행에 칼이나 총 등이 동원되는 등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환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의사 신변 보호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먼저 지난 16일 전 세계적으로 권위와 명성을 인정받고 있는 미국 존스홉킨스병원에서 의사가 총격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의사는 어머니 치료 과정에 불만을 품은 30대 흑인 남성이 쏜 총에 맞았으며 중태에 빠져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에는 병원에서 폭력을 휘두른 조직 폭력배 일당이 경찰에 입건됐다.

대구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대구 지역 최대 폭력조직 가운데 하나인 ‘향촌동파’ 행동대원 8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중순께 자신들이 연루된 폭력사건 피해자에게 진단서를 발급해준 한 병원에 찾아가 병원 비리를 고발하겠다며 병원장을 협박하고, 직원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심지어 법원으로부터 자신들이 선고 받은 벌금 650만원에 상응하는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외에서 잇따라 의료인 폭력 사건이 발생하면서 의사 신변보호를 위한 제도화 추진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료인 폭행, 협박에 대한 가중처벌 조항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발의 되면서 의사 신변보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올해 초에는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간호협회, 한국간호조무사협회, 대한의료기사단체총연합 등 7개 보건의료인 단체가 ‘의료기관 폭력근절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 입법화에 대한 분위기가 무르익는 듯 했다.

하지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의료법 개정안은 전체회의 상정을 앞두고 시민단체들의 반대에 부딪치며 계류의 늪에 빠졌다.

시민단체들은 “환자와 보호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내모는 법률안”이라며 법안 폐기를 주장했다.

의료법이 개정되면 병원에서 의료사고로 아들을 잃은 부모가 홧김에 의사의 멱살을 한 번 잡았다면 경찰이 바로 와서 체포하고,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게 이들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이들은 또한 “의사들의 불친절과 불충분한 설명, 면담회피, 의료사고 등으로 의사의 멱살을 잡고 싶을 때가 있다”면서 “우선 의사들의 이런 관행을 바꾸고 그래도 폭행과 협박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그 때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의료인들은 병원 응급실 등에서 빈발하는 폭행사고를 방지하고 정상적인 의료행위를 위해서도 이번 개정안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의료법 개정안 마련에 주력해 온 서울시병원회 김윤수 회장은 “의사가 안전하게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폭력 방지 법안이야말로 진정 환자를 위한 길”이라고 설파했다.

그는 이어 “쇠뿔도 당긴 김에 빼라는 말이 있듯 의료계의 오랜 숙원을 국회가 수용해 법적으로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조성하는 일을 하루빨리 매듭 지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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