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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움츠린 제약계…벤츠 내건 의료기기업계
[ 2010년 09월 29일 22시 00분 ]
한 치과 의료기기업체가 마련한 억대의 경품행사를 놓고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리베이트 쌍벌제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억대의 경품을 내건 행사가 연이어 진행되고 있지만 당국에서는 '관련법 부재'를 이유로 아무런 제재나 권고 없이 방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플란트·보철 전문기업 N사는 10월 중순 코엑스에서 심포지엄 및 제품설명회를 개최한다. N사는 이번 행사에서 자사 상품 250만원 이상을 구매하는 모든 사람에게 경품권을 지급할 예정이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경품권 추첨을 통해 대상과 1등에게 각각 벤츠와 아반떼 차량을 증정한다. 이 외에도 임플란트 엔진, 아이패드, LCD TV, 디지털 카메라 등 총 1억2천만원 상당의 경품이 마련됐다.[그림]

N사 이외에도 이달 초에도 대당 1천만원이 넘는 고가 의료기기를 비롯해 1억원 상당의 경품을 내건 모 업체의 행사가 열리는 등 의료기기업계는 잔뜩 움츠려진 제약계와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사 영업사원에 대해 벤츠 차량을 제공해 화제가 됐던 제약계의 경우 현재로선 이 같은 경품 행사를 원천적으로 가질 수 없다. 의료기기 분야와는 달리 약사법 시행규칙에 광고 등 판촉활동에 대한 제한사항이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받은 자ㆍ수입자 및 도매상은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또는 약국 등의 개설자에게 의약품 판매촉진 목적으로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그 밖의 경제적 이익 제공이 금지돼있다.

제품을 구입했다고 선물을 주는 방식의 마케팅활동에 대해서도 제약업체들은 회의적이다. 전문의약품은 현장 계약이 이뤄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제약관련 제품들의 취급 단위(총 액수)가 의료기기 만큼 크지 않기 때문이다.

리베이트 척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관계당국은 의료기기업계의 이 같은 경품행사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는 모습이다. 현행 의료기기법에는 심포지엄 등에서 진행되는 경품 및 판촉행사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후 관리하는 차원에서 거액의 경품을 수령한 이가 관련 기기를 대량 구입했다면 위법 여부를 따질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N사 마케팅팀 관계자는 "공정거래관리법에 총 200억원 이하 업체의 경우 홍보비용에 대한 제한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연초부터 계획된 이번 행사는 고객과의 약속 이행 차원에서라도 꼭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오는 11월 28일 시행되는 쌍벌제 도입을 앞두고 정부가 마련한 '의료법·약사법·의료기기법 시행규칙' 개정안에도 이에 대한 규정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제약업체와의 형평성 논란과 함께 쌍벌제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공포된 개정안에는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대금결제 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시판후 조사 △기타 등 7가지의 '법률에서 위임된 허용 가능한 경제적 이익 등의 범위'를 규정했지만 경품행사 내용은 제외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전에도 의료기기업체의 경품제공 사례가 과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 개정안에 넣지 못했다"며 "형평성 논란이 있는 만큼 관련법을 보완해야 한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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