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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병원 부상, 나머지 병원들은 어떻게"
[ 2010년 09월 29일 02시 35분 ]
"재벌그룹이 병원 시장에 진출하면서 10년이 안 되는 기간에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부상했습니다. 나머지 병원들은 어떻게 생존해야 합니까."

제주의대 의료관리학교실 박형근 교수는 29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2010 대한민국 병원을 말한다' 토론회에서 한국의 병원 현황과 발전과정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사진]

1990년대 현대와 삼성이 각각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을 만들면서 한 발 앞선 시설 고급화 및 대형화를 구축했고, 이에 확고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 병원은 다양한 산출물에 원가 분산, 즉 여러 질환에 대한 다수 환자 확보를 통해 원가 분산을 극대화하고 고난이도 전문치료를 수행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재벌병원이 빠르게 병원 시장을 재편하면서 국내 의료계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음은 물론이다.

박 교수는 "세분화된 전문인력에 기반한 특성화가 이뤄지고 이식수술 등 첨단시술을 선도하면서 환자의 초대형병원으로 쏠림 현상이 가속화됐다"면서 "이러한 병원을 모델로 삼아 부지런히 따라갈 수 있는 병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병원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재벌병원과 더불어 두드러진 현상은 중소 전문병원의 약진이다. 재벌병원이 설립된 시기와 더불어 산부인과, 대장항문, 척추 및 관절치환술 등을 내세운 병원들도 높은 수익성을 기반으로 발전해왔다.

박형근 교수는 "소규모 전문병원은 서비스 산출의 범위를 단순화 시켜 원가 분산을 최소화시키고 특정 전문분야에 인력, 장비, 시설을 집중시켜 수익성을 증가시킨 사례"라고 소개했다.

"이렇듯 재벌병원과 전문병원의 차별적 우외에 기초한 환자유입이 늘면서 기존 병원사이에 고급화, 대형화 경쟁이 촉발됐다"고 박 교수는 지적했다.

이는 결국 의료원가 상승 및 환자 부담 의료비를 상승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과도한 의료계 군비 경쟁(Medical Arms Race)은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토론에 참석한 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은 "소위 빅4, 빅5라 불리는 공룡병원들도 과도한 경쟁에 불안해하고 있다"며 의료계의 양극화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병원 현장에서 느끼는 양극화 정도는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실질적인 의료기술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지만 환자들은 초대형병원으로만 몰리고 있다"면서 "기계적으로 밀린 환자를 보고, 수술하는 고착화된 시스템은 점차 질을 중시여기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건복지부 손영래 과장은 "건강보험 행위별수가제에 대해서도 같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의사는 환자를 1분 보든, 한시간을 보든 같은 수가를 받기 때문에 질적 제고보다는 양적 추구가 경영에 유리하다. 장점도 있지만 행위별수가제가 갖는 한계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시기"라고 말했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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