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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 이전 빌미 6억대 멀쩡한 의료장비 등 무상양도"
[ 2010년 10월 06일 03시 23분 ]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직제개편과 청사이전 등을 이유로 사용연한이 2년 이상 남은 멀쩡한 실험장비를 물품관리지침까지 어겨가며 다른 부처로 무상 양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곽정숙 의원(민주노동당)에게 식약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 불용처리 예정이던 145점의 실험장비 중에서 이산화탄소배양기, 액체크로마토그래프 등 사용연한이 2년 이상 남은 46점, 5억8000여만원어치의 실험장비를 국립대학 등으로 무상양도했다.

식약청이 무상양도한 장비 46점 중에는 사용한지 5년밖에 안된 2억원 상당의 실험장비 26점도 포함돼 있다. 조달청 지침에 따른 실험 장비의 사용연한은 통상 10년이다.

이에 대해 식약청은 “2009년 직제개편과 청사 오송 이전 등으로 수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실험 장비가 못쓰게 되어서가 아니라 필요 없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식약청은 올해 실험 장비 138억 원어치를 사들이면서, 비슷한 기능의 실험장비 수십억 원어치를 또 구입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또한 식약청은 실험장비를 무상양도하는 과정에서 실험장비 등 물품의 무상양도시 자체 수요조사와 산하기관 수요조사를 먼저 진행한 후에 다른 부처로 물품을 양도하도록 돼 있는 조달청 지침까지 어긴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식약청은 올 2월 초 남는 물건이 있으니 필요한 물품을 가져가라는 공문을 각 국립대학에 보냈고, 자체 수요조사 및 지방청 수요조사는 두 달 뒤인 3월에 실시했다.

곽정숙 의원은 “전형적인 예산 낭비 사례”라며 “식약청이 지난해 직제개편과 올해 청사 이전 등을 이유로 멀쩡한 실험장비까지 처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 의원은 식약청 뿐만 아니라 오송 청사로 이전하는 다른 기관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오송 청사 이전 기관 전체에 대한 감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곽정숙 의원은 “식약청이 지침까지 어겨가며 조달청 감시망을 피해 특정 기관에 실험장비를 무상 양도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이에 대한 외부압력이나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는지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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