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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수련 개선엔 '공감' 해법은 '글쎄'
[ 2010년 10월 20일 21시 35분 ]
의료계와 정부 차원의 관심이 부쩍 높아진 전공의 수련제도 개선은 각 직역과 단체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쉽지 않은 과정임을 예고했다. 지난 20일 의협 주최로 열린 '전문의 수련제도 개선방안' 정책포럼에서도 이 같은 이해관계가 분명해졌다.

포럼에 참석한 연자들은 인턴제도 폐지에 대한 찬반과 교육의 질, 병원의 경영 악화 등 그동안 계속적으로 거론됐던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제도 개선을 위한 비용적 문제와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기 어려웠다는 측면에서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의료계의 통일된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의료계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왕규창 대한의학회 수련이사는 "오늘 정책포럼 내용은 이미 예전부터 나온 이야기이고 그동안 개선을 위한 행동이 부족했다"며 "특히 대한병원협회 기관이 교육보다 경영을 강조한 측면이 있었다. 실제로 전공의 정원을 보면 각 병원에서 몇 명의 전공의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이슈였다"고 말했다.

왕규창 수련이사는 "수련병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소속 전공의가 더 힘들어지는 부메랑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을 개선해야 하고 환자의 안전과 수련의 인력 양성이 더 강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세준 대한전공의협의회 부회장은 수련의 질과 인턴제도 자체를 강하게 문제 삼았다. 전공의가 많게는 일주일에 120시간 이상 일하는 등 교육 효과가 마비됐다는 주장도 폈다.

박세준 부회장은 "사실 수련을 하면서 무엇을 배울 시간이 부족했다. 경우에 따라 주당 120시간을 일하기도 했다"며 근무환경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수련병원은 수련에는 관심이 없어 보이고 단지 노동력을 어떻게 잘 활용할까를 고민하는 것 같다"며 "그래서 전공의들의 불만이 쌓이는 것 같다. 이런 악순환이 지속되면 수련의 질도 부족하고 전문의 자격 취득 후에도 개원에 어려움이 생긴다"고 말했다. 인턴제도에 대해서도 폐지를 주장했다.

하지만 이혜란 대한병원협회 평가수련위원장(한림대의료원장)은 상반된 시각을 드러냈다. 이혜란 평가수련위원장은 "인턴은 다양한 과의 술기를 경험하는 제도이며 복지부 조사 결과, 의대 졸업 후 진료가 가능하다는 응답이 8.2%에 불과했다"며 인턴제 폐지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현행 제도 안에서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혜란 위원장은 "일본의 경우 의대 졸업 후 2년간 임상연수를 받기도 한다. 세계적인 추세인 의과대학의 임상교육 조기제도를 결합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병원계의 공통된 주장인 중소병원 전공의 수급 문제를 거론하는 한편, 수련기간에 대해서도 현행 체제가 고수돼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진료면허제 도입·진료과별 자율성도 주장

일차진료에 적합한 진료면허제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대다수가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는 낭비적인 수련제도를 개선하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장용석 대한개원의협의회 학술이사는 "이제 진료면허와 의사자격을 분리할 시점이 됐다"며 "의대 졸업 후 인턴 1년 만으로는 일차진료을 감당하기 부족하며 모두가 전문의가 되려는 노력도 낭비적"이라며 진료면허제를 제시했다.

장용석 학술이사는 "가장 적절한 기간에 최소의 기간을 수련해 일차진료에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면서 "약 2년 수련 이후에 일차진료 투입을 허락해주자는 것이다. 전문의를 원하면 별도로 수련을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임정기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협회 이사장(서울의대 학장)은 "현재 추진 중인 의학회 소관의 연구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련기간을 단축하는 것에 공감한다"며 "다만 프로그램은 각 기관에 자율성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인턴제 대안으로 거론되는 학생인턴제에 대해선 "현재 의대 실습교육이 강화되고 있지만, 내실을 따져보면 의문이 남는다"며 "의대가 감당할 몫이지만 임상교수들이 학생 교육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라며 환경적인 어려움을 지적했다.

조재국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임금에 대한 고민 없이 나오는 제도 개선은 거의 시행되기 어렵다고 본다"며 비용적인 대책을 함께 수립할 것을 주문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부탁할 것이 있다면 의료계가 신뢰할만한 자료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의료계의 협조와 노력이 필요한 부문"이라고 지적했다.

여러 주장에 대해 문승원 복지부 의료자원과 사무관은 "인력공급 측면에서 사고의 변화가 필요하며 인턴제는 전문의 양성을 위한 과정이면서도 수련병원의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며 "수련기간에서 교육의 주체를 명확히 하고, 교육환경 개선 계획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문 사무관은 앞서 주제발표에서 나온 진료과목별 수련기간 조정에 대해선 "현재 추진 중인 연구용역에 일부 내용이 담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언급하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국공립병원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수련교육 보조수당에 대해서도 "민간병원에도 확대하고자 노력 중이다. 어느 정도 효과가 반향이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정토론 직후 질의응답에선 "토론회에서 언급된 주장들은 이미 오랜전부터 나온 내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제도 개선을 위해선 실체적 행동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컸던 셈이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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